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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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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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3-09-17 ㅣ No.5507

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학교 생활을 따라가지 못하는

손자아이의 장래를 상의 하기 위해

70살을 넘기신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그야말로 일자 무식이었다.

그래도 새벽 미사와 레지오에 열심이시고

말씀대로 라면 하루에 묵주기도도 몇 꾸러미를 하신단다.

자녀는 그 시대 분들이 그랬듯이 9남매를 기르셨다.

 

장애가 있는 손자는 둘째 아들의 아이였고

아이의 엄마는 3살 때 집을 나가 무소식이란다.

 

할머님께서는 나를 만나는 동안 줄곧

"지은 죄가 많아서" "자식을 잘못 길러서 벌받는 것"이라는

말씀을 반복하셨다.

 

그래도 "자식이 아무리 미워도 내 십자가로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내가 낳았으니.."

"그러니 내 아들도 지 자식이니 그놈을 거두었으면 좋겠다."

할머님의 단순하지만 확신과 신앙에 찬 인생관은

참으로 탄복할 만했다.

 

요즘엔 하나만 낳고도 힘들어 쩔쩔매고

내가 있는 이곳에 아이를 떠맡기는 부모도 많은데,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 이혼을 할 때

서로 맡지 않으려하는 부모도 많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할머니의 자식에 대한 신앙 깃든 생각은

오늘 복음의 한 구절을 깊이 묵상하게 만든다.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내가 용서받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극진한 사랑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대할 때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당시에 할머니께 해드렸던 말씀은 그다지 틀린 것은 아닌가보다.

 

"에이 할머니 제가 보기에도 대단한데

하느님 보시기에는 얼마나 대단하시고 대견하시겠어요.

참 대단한 일을 하신 거예요."

 

할머니께서는 웃음 깃든 모습으로

"그렇지유" 라고 대답하셨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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