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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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의미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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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귀 [lilyVeronica] 쪽지 캡슐

2004-05-17 ㅣ No.7073

 

 

빅터 프랭클의 의미요법

 

 

하느님의 가르침 중에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아주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믿음만으로 살기에는 힘겨운 때가 많습니다

사는 게 힘들다

하느님이 정말 계신지 모르겠다

차라리 죽고싶다고 하는 분들을 만나면 마음이 참으로 착잡해집니다

얼마나 힘들면 저런 소리를 할까 싶어 어떻게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답답해집니다

 

사람이 왜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불교계통에서는 업보의 결과라고 전생까지 들먹이고

가톨릭교회에서는 더 강한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하느님이 주시는 시련이라고 하는데

고통을 당하는 당사자들에게 그런 말은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왜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보다

마음이 망가지고 무너지려는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상담계에서는 사람이 자기가 힘이 든다고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을

그 자체로 힘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그것을 했다는 것은 그만한 힘이 있어서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자신이 힘든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삶이 고달픔 안에서 말도 못하고 눌려지내는 분들을 위해서

의미요법이란 심리치료기법을 만들어낸 정신과의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빅터 프랭클이란 정신과의사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유태인으로 지옥과 같다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생활을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의 건강상태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생지옥 안에서 죽어갔는데도

프랭클은 정신병이나 다른 심각한 질병에 걸리는 일없이 풀려났습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이 무사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이 최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즉 나보다 더 험악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고 자위하거나

더 끔찍한 일도 벌어질 수 있는데

그래도 지금이 낫다라는 생각으로 수용소 생활을 버텨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중에 그의 심리치료기법인 역설적 의도의 토대가 되었던 것입니다

역설적 의도란 원치 않는 상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의도적으로 과장해서 직면하게 한 후에

그 문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이런 생각을 해본다면,,,

아이가 가출을 하거나 병이 나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말을 듣지 않는 지금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시어머니가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고 바깥 나들이만 하시고

집안에서 잔소리나 하실 경우

저 노인네 왜 안 죽나 하면 시간이 더 안 가고 점점 사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그런 때, 그래도 병들어 누우셔서 내가 병 수발을 다 하는 것보다

차라리 저렇게 건강하게 잔소리도 하시고 다니시는 편이

백 배는 낫지 하고 생각을 바꿔보는 겁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같은 병인데도

차도가 빠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느린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같은 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는데 비슷하게 다친 환자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느님

제가 이 정도 다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라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다른 산 사람은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징징거립니다

둘 중에서 누가 먼저 퇴원하게 될까요?

 

사람의 마음이나 몸은 스트레스에 약한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라는 것은 외부에서 오기보다

나 스스로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IMF 이후에 많은 분들이 직장을 잃고 단순일용직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이런 일을 한다고 하는 분들은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서 결국은 직장에서 다시 쫓겨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와중에 이런 일이라도 주어진 것이 고맙지

내가 굶어죽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분들은

그 힘든 속에서도 마음이 즐겁고 또 그렇게 일을 하면

반드시 누군가가 그 분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지금 사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생각되시는 분들은

더 험악할 수도 있었다고 가정하시고

우울한 함정에서 빠져나오시기 바랍니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이 만들어냅니다

좋지 않은 생각은

좋지 않은 감정을 만들고

그러한 감정은 세상을 우울하고 살 맛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게 합니다

극단적으로 자살까지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선 마음의 눈마저 멀어서 기회가 와도 보지 못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까 신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매사에 감사하라고 권유하신 말씀은 이런 치료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여겨집니다

 

삶이 지겹고 힘들고 견디기 어렵다고 느껴지실 때 가끔씩 써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힘든 일이 어떤 거지?

훨씬 더 나쁠 수도 있었어

그래도 지금이 낫다"

 

그런데 한가지 주위사항이 있습니다

 

이 의미요법은 자기가 자기를 다독이고 마음의 힘을 재충전할 때 쓰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버스사고로 다쳤는데 다른 집 아이들은 심하게 다쳤어도

우리 아이는 다리 하나가 부러진 정도라 너무 감사해한다든지

 

수해를 입었는데 내가 주님께 평소에 기도를 많이 한 탓인지

다른 집은 다 쓸려내려 갔는데 우리 집은 담만 좀 무너졌을 뿐이야 한다면

다른 사람이 아, 이 사람이 믿음이 강하구나 하겠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얌체 같은 여편네라고 욕할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달래는 방법은 혼자 써야 하는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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