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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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옥 [smalllark] 쪽지 캡슐

2005-01-12 ㅣ No.9014

제가 오늘 충청도 제천 공소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수녀님의 이야기를 듣고

오늘 하루 너무나 감동적인 은총의 날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일, 그런 곳에서 일생을 봉헌하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말만 하고 사는 사람같이 느껴져 심히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돌아와 습관처럼 이곳에 들려보니 더욱 부끄럽습니다.

 

아침 일찍 떠나야했기에, 어제 밤 늦게 묵상글을 올려놓았습니다.

이 글은 2002년 1월 15일, 그러니까 삼년전에 써놓은 글입니다.

마침 그걸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무척 다행입니다.

(휴~세상에, 증명할 길 없는 제 컴에 수록된 글이었으면 어쩔뻔 했나 손이 다 떨리네요)

 

이 굿뉴스 게시판... 글번호 ...3160번에 올려져있습니다

제 이름을 치고 찾기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올리는 글들 중에는 대부분 예전에 올렸던 글을 다시 읽고 수정하거나

그림과 음악을 넣어서 새로 편집해 올리는 것들입니다

맞춤법이 틀린 것을 고치기도 하고, 문맥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나,

예전과 시각이 바뀐 것들, 이미 시효가 지난 예문들을 보편적인 것들로 바꾸고 있습니다만

크게 주제를 바꾼 것은 드뭅니다

도중에 빼먹은 것들은 새로 쓰면서... 보충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가끔은 "전에 썼던 글을 수정했습니다"하는 문귀를 마지막에 집어넣었으나

언젠가...제 카페에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신부님이 말씀하시길...

자매님이 그렇게 꼭 예전에 올리던 글이라고 글을 써넣기 때문에

당신도 꼭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아 그렇게 하신다고 하기에...

그런 결벽증(전, 그런 것은 꼭 써주어야 예의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같은 것도

남을 불편하게 하는구나 싶어서 굳이 그러지 않고 그냥 올린 것도 몇 개 있습니다.

그것이 오늘 이렇게 묵상방을 시끄럽게 만든 원인이 되었으니....

아이고... 이것도 사과드립니다.

제 불찰입니다.... 공교롭게도...

 

몇분이 쪽지로 오늘 하루종일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대충 이야기해주어서 지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 글은 다른 어떤 분을 겨냥해서 쓴 글이 아닙니다.

그 글은 제가 삼년전, 아직 일년에 두차례...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는 기간 중에 썼던 것으로...

그 기간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오직 묵상글을 써서 게시판에 올려놓는 일로 먼저 제 자신을 위안하고

또 혹시나 그 글로 인해 어떤 사람에게든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배운 것을 나누었던 것들입니다

저도 아는 것을 나누어주었지만, 많은 분들이 저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어 그 시련을 이겨내게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으며, 하느님께서 '아직도 저를 버리지 않고 그렇게 쓰심에 너무 감사드렸습니다.'

 

그러나, 슬슬 악령은 제게 다가와...추천수나, 조회수를 자꾸 지켜보게 하였습니다.

악령이라기 보다 제 마음과 관심이 그런데 자꾸 가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어떤 땐, 너무 좋아서 우쭐대기도 하고... 어떤 땐, 기분이 나쁘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이 다 조회수나 추천수에 좌우되는 제 마음의 상태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나의 평화를 깨는 악령의 짓거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생과 사를 넘나들며...그렇게 혼이 났는데... 왜 그따위 것에 연연하여야 하는가 퍼뜩 깨달아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신원을 미리 발설하며, 고난의 십자가 길을 회피하게 만들고

영광과 승리의 길로 유인하는....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기에 영합하게 잡아끄는...

바로 그 유혹이로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바로 이런 유혹들이 교회에서 유능한 인물들, 특출한 카리스마를 받은 사람들이 늘 당하는 유혹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런 인물이라는 것은 아니지만요. 조그만 저도 이러니, 그분들이야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이 났다는 것이지요.

 

저희 말씀 봉사자도 자기 강의가 소문이 나고, 잘한다, 잘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가장 많이 겪는 유혹입니다.

 

이런 봉사를 오래 하다보면, 어떤 말을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 지 잘 압니다.

어떤 곳을 긁어줘야 사람들이 흥분하고 눈물흘리는지도 잘 압니다.

교묘히 사람들을 자극시키고,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러 다니는 것인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러 다니는 사람들인지 분간이 안가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어떤 봉사자는 자신의 한풀이, 넋두리로 점철되는 강의를 하는가하면

자신의 무용담, 자랑, 박학함을 뽐내러 다니는 것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의 이야기가 주가 되고, 복음은 뒷전이 됩니다.

그냥 데코레이션이나 코사지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청중들은 몇번은 감탄하며 같은 공감을 느끼며 박수도 쳐 주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 알고 떠납니다. (요즘 청중은 그렇게 우매하지 않지요)

더구나 그사람이 신심을 가장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아닌지

참된 신자라면 다 알게 됩니다.  

 

어떻든, 말이 길어졌지만....

어떻게 해야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을지 다 알면서도, 그러지 말아야하고..

자기 자랑이나 무용담들을 늘어놓고 싶은 그런 유혹을 물리치는 일은 얼마나 힘든지 ...바로 그것이 봉사자에게는 '깨어있는 일'입니다.

 

그런 봉사자의 기본자세를 잃지않으려 애쓰며 일했습니다만 몇번 우쭐해서 흐뜨러질 때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땐, 강의를 듣는 분께, 솔직히 이야기합니다...."이건 잘난척 하는거예요!" 하면 그분들이 웃어주셨습니다. 

그랬던 저였기에 글을 쓰면서 저도 모르게 유혹의 수렁으로 빠지려는 저를 발견하며 본능적으로 떨쳐내려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단호히 그런 유혹을 깨뜨려야겠다고 제 자신에게 제일 먼저 외친 말입니다.

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묵상글로 만들어 올려놓았던 것이지요.

 

저는 그렇게 거룩한 사람은 아니지만

제가 지키려는 원칙, 몇가지는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성서로 특정한 사람을 해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장미로라도 때리지 말아라" 라는 말이 있지요?

성서로, 감히 하느님의 거룩한 말씀으로 사람을 때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언젠가도 썼던 것 같습니다.

그냥 자기 이야기로 해도 이렇게 잘하는데, 무엇때문에 성서를 앞뒤 나열하겠습니까?

누구 특정한 사람을 해치는 일에 그분의 말씀을 무기로 쓴다는 짓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짓입니다.

 

그러나, 인간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면, 물론 가능하겠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보복하기 위한 뜻으로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다니요?

천부당 만부당 한 말씀입니다.

 

인터넷.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너무 많습니다.

적어도 아무리, 원한이 뼈에 사무쳐도, 실명을 거론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뒤에서 삽시간에 아무 해명할 기회도 없이 당하기 때문입니다.

재판에 계류된 사람도, 아직 그 사람이 판결을 받지 않았다면,

인권을 보호해주어야 하는 것이 법이고 예의입니다.

 

제가 오늘 이 일을 모르고 게시판을 떠났다면

저는 완전히 변명하나 할 기회도 없게 될 뻔했지 않습니까?

저역시 성서를 가지고 누군가를 해꼬지한 사람으로 영원히 낙인찍힐뻔 하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지만....이 말도 너무 길다 싶어서... 여기서 접습니다.

 

그런데 저는 걱정입니다.

이후라도 혹시 제 묵상글에 다른 분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 생길까 싶어

마음대로 글이 써질지 모르겠습니다....

(묵상글을 올려야 하는 자리에 왜 이런 글을 올리고 있어야하는지

사실은 정 떨어져서 다시 오고 싶지 않습니다만...)

 

아마 다시 글을 올리게 된다면 당분간은 이미 올려놓았던 글을 올려놓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그 글들에 이상한 부분이 나오더라도 예전의 글이니 오해하지 마십시요.

 

기왕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그 글 내용이요...참 부끄럽게도...지금도 가끔씩, 아니, 자주 그런 마음이 듭니다.

강의가 좋다고 누가 와서 말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자매들을 볼 때나, 글이 좋다고 누가 그런 말을 할 때 질긴 유혹이 제 안에서 다시 꿈틀댑니다.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너무 멀지요.... 그래서 저에겐 예수님이 끈질기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도와주실 일이기도 합니다.

 

제 글 때문에 아파하신 분이 있다면 본의는 아니지만, 용서를 빕니다!

전 앞으로 다른 분의 글에 일체의 꼬리글을 달지 않겠습니다.

이일로 제게 쪽지를 보내주신 분들께도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이 글로 모두 대신하옵고, 님들의 마음을 충분히 알기에 이해하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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