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7일 (월)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8월 11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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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8-12 ㅣ No.2641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201384일 여러분이 맞잡은 그 손 그 맞잡은 힘으로 잘 살겠다는 지킴이들의 맘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으로 손짓하나로 표현이 되고 공감이 되는 시간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자리로 돌아가듯이 우리도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조금은 허전하지만 그래도 뭔가 표현하기 힘든 힘이 우리를 지탱해 줍니다.

88일 송강호 박도현 첫 번째 공판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결의에 찬 송강호 박사님의 얼굴 너무나 해 맑게 웃으시는 박도현 수사님의 얼굴이 마음이 더 아리고 아픕니다. 정의를 위해 불의와 싸우는 것 참 많은 것을 참고 견디어 내게 합니다.

문정현 신부님께서 서각을 하시다가 전동 그라인더에 왼쪽 손가락 2개 다치셨습니다. 서귀포 열린병원에서 응급조치를 하고 제주시 중앙병원에서 밤 12시 반에 봉합 수술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혈관과 신경 인대가 뼈가 모두 잘 있었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봉합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단 한분뿐이어서 늦은밤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김성환 신부님 말씀이 이럴 때 제주도가 섬이구나!’를 절감한다고 하셨습니다.

811일 연중 제 19주일

문정현 신부님(전주교구), 김성환 신부님(예수회), 이동철 신부님(한국순교복자회),
이찬 나카무라 고로 신부님 (골롬반)
주례, 강론 : 이동철 신부님
 
지난 88일일 송강호 박사님과 박도현 수사님의 재판이 있던 목요일에 아침에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한통화 걸려 왔었습니다통 전화도 안 드리고 어머니께서도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고 생각하시기에 전화를 자주 주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들 걱정을 하셨습니다.
아들! 요즘도 강정에 가나?” “! 엄마 왠일이세요?” 엄마가 아들한테 전화거는데 꼭 무슨일이 있어야 전화하나? 으잉?” 전 웃으며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절대 나서지 마래이. 가면 조용조용히 있고, 경찰들 신경 거슬리는 말 하지 말고, 미사만 하고 온나! 그리고 강론도 짧게 복음만 해라아! 알았제?” 저는 갑자기 어머니로부터 그런 말씀을 들어서 무슨일 있어요? 라고 다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제 말을 듣고 어머니께서는 가톨릭 신문에 봤다. 예수회 수사님 잡혀가셨다며? 그러니깐 조심해라고! 절대로 경찰들 신경 거슬리게 하면 안 된데이!

그 말씀을 듣고 아들을 걱정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염려와 걱정이 저를 미소 짖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웃으며 말씀드렸습니다. 네 알았어요. 만약에 여기 계신 신부님들하고 활동가분들하고 신자분들이 경찰들하고 몸싸움이 벌어지더라도 아들은 멀어 떨어져 지켜만 보고 있을께요. 생사를 걸고 싸우시는 분들께서 경찰에게 몸싸움에 밀리시더라도 이중에서 가장 덩치근 저는 몸싸움 하지도 않고 옆에서 그냥 보고만 있을게요! 그러면 되죠?” 라고 반어법을 쓰며 말씀드린 저의 기대와 다르게 어머니께서는 그래 그렇게 하면된다! 니는 이성이 없고 감성 밖에 없기 때문에 한번 뒤집히면 니는 아무것도 못본다. 그러니깐 그렇게 하면 된다 알았제?”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다시 또 엄마! !!! 그러면 아들은 복음대로 살지 말고 내 몸 하나 살자고 그냥 가만히 있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래 그렇게 해라고~!” 그래서 말씀드렸죠. “경찰에 연행되는 건 순번이 없지만 아직 제 차례는 아니에요. 그리고 혹시나 제가 연행되어 유치장에 있으면 제주도에 놀러오실 때 사식이나 쫌 두둑히 넣어주세요. 그리고 교도소에 들어가면 접견물인가 뭔가 그거도 좀 넣어 주시구요그랬더니 어머니께서 지랄을 해요 지랄을. 엄마한테 그게 할 소리가? 엄마는 그거 못본다! 알았제?” 걱정이 많이 되셨나 봅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고 나서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고,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현장이라는 곳도 아직 익숙지 않고, 법원에서 재판이 열리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항했습니다. 그리고 재판이 시작되었고 끝날 때 까지.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까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웠습니다. 두분이 기소된 이유는 업무방해였습니다. 재판이 시작되었고 검사는 두분을 기소한 그 이유, 업무방해에 대해 말했었습니다. 이에 송강호박사님께서는 자신의 행위는 업무방해가 아니었다며 진실이며 사실인 자신의 행위에 대해 하나하나씩 말해 나가셨습니다. 누가봐도 업무방해는 아니였습니다. 송강호 박사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저에게 든 생각은 ! 곧 풀려나시겠구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의 단순한 생각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박도현수사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말입니다박도현 수사님은 첫마디에 판사에게 이번 재판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국가안보와 군사력과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며 재판하셔야 하는 중요한 재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고는 있었습니다.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강정에 들어서는 이유를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들어선다는 것을요. 물론 이것은 국가가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해군기지가 일본에서 제주도로 온다면 일단 중국과 가까워 집니다. 중국은 아이구 감사합니다. 어서오십시오! 라고 환영하기 보다는 중국역시 중국의 군대를 제주도와 가까운 곳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동북아시아의 주도권을 미국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평화는커녕 동북아의 긴장은 더욱도 고조될 것이라고 합니다.

국가의 해군기지건설의 이유는 누가봐도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여기 이 강정! 합법적인 방법으로, 민주적인 방법으로 주민들의 동의도 얻지 않은 가운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의 권리를 무시한 절차였습니다. 이것이 법 앞에서 분명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법은 불법을 보호해 주었습니다. 즉 법대로 하지는 강정을 무시하고 울부짖는 강정을 불법적으로 더 가옥하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래서 참다참다 못한 국민들이 하나둘 모여 여기 이렇게 공사장 앞에 모든 것이 잘 못되었다고 저항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정에 오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또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이 머리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 말씀처럼 이성이 없어서 그런지 여기 현장에 와서 경찰들과 대치되는 상황만 봐서 그런지 전체적인 그림은 없어지고 여기 이 현장만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싸우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우리의 이러한 수고로움에 승리라는 단어가 기다려 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박도현 수사님의 말씀에 다시 해군기자와 강정마을에 대한 큰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길 수 있을까?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저기 앞에 있는 재판장이 누가봐도 업무방해가 아닌 두분에게 무죄를 말 할 수 있을까? 국가가 잘 못 되었다고, 경찰이 잘못되었다고 재판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능할까? 도저히 이길 수 있다 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고 있는 수사님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수사님 이 재판 이길 수 있어요? 그랬더니 수사님께서 답을 하시기 보다는 다시 저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기는 게 뭔데?” 머뭇머뭇거리고 있으니 수사님께서는 다시 물으셨습니다. “베드로! 이기는게 뭐냐고? 물어본고 있다 아이가?” 이기는게 음... 그러니깐 음..... 하고 있으니 수사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니가 저 상황에 닥쳤을 때,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런 말 하지 않고 니 신념대로 니 확신대로 끝까지 밀고나가는게 이기는거다. 현행법 앞에선 니가 질 수도 있어도 끝까지 니 신념과 확신을 버리지 않고 무릎 꿇지 않고 고개숙이지 않는게 이기는 거다! 평소에 니가 준비하지 않으면, 니 머리 속에 니 신념을 개념화시키고 정립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압박이 가해질 때 현행법이 너를 조여올 때, 니 입에서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고 말하게 된다그러면 니는 지닌거지, 물론 니가 잘 못했다고 말했기에 현행법 앞에서 형량은 줄어들지 모르겠으나 니는 지는거다. 그러나 형량이 늘어나더라도 끝까지 니 신념과 확신을 밀고나가고 굽히지 않는다면 그러면 승리하는거 아이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데 바위가 깨지지 않는다고 해서 채념한다면 그러면 니는 지는 거다. 알았나? 불법적이고 민주적이지 못한 국가의 한 부분과 맞서 싸우는데 안될 것 같다고 채념하는 그 순간 니는 지는 거다! 알았나? 그래서 평소에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가, 준비하고 있나?” 저는 제가 현행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거나 서지 않다라도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알았습니다. 그리고 박도현 수사님과 송광호박사님을 위해 무엇을 기도해야 하고, 지금부터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저 자신과 싸우고 세상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요. 그러면서 든 생각은 박도현수사님은 수도자이기에 교도소에서 수도생활을 하시면 되지만, 즉 잃을 것도 없고 얻을 곳도 없는, 잃어도 그만 얻어도 그만인 삶인, 하느님만 계시면 그것으로 충분한 삶인 수도자이지만, 송강호박사님과 여기 계신 활동가분들 그리고 형을 살고 계시는 활동가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계신 활동가분들이 참으로 훌륭한분들이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이 미사에 참석해 주신 분들 또한 휼륭한분들이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과 세상과 싸울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이지요. 오늘 주님께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언제 저를 부르실지 모릅니다. 수도원에서 부르실 수도 있고 지금 여기 강정에서도 부르실 수도 있습니다. 또 교도소에서도 부르실 수도 있구요. 반대로 악의 힘들이 언제 저를 부를지 모릅니다. 수도원에서 수도생활을 방해하는 부름이 있을 수동 있고, 강정에서 평화를 위해 싸우려고 하는 저를 방해하려고 심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도 부를 수 있습니다. 또 교도소에서도 채념하도록 부를 수도 있구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자유의지로 주님 당신을 선택하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 나의 가치관과 신념과 확신이/ 정의로/ 복음으로 바로 서 있지 않는다면 저 도둑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주님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찾아오십니다. 지금도 찾아 오십니다. 그것을 알아 뵈올 수 있는 길은 평소에 일상 안에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찾아오시는 데 환영하지 못하고 주님 이외의 것인 나 자신을 세상을 선택한다면 세상이 볼땐 이기는 것이 될지 모르지만 주님의 법 앞에선 지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잘 준비하고 살아간다면 오늘 주님께서 그러한 사람들에게 약속을 해 주십니다.

너희들 작은 양 떼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기로 약속하셨다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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