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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 8.7,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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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8.7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예레31,31-34 마태16,13-23
“나는 누구인가?”
다음 오늘 미사 중 본기도가 우리 신원의 심오한 비밀을, 고귀한 품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 하느님, 바르고 성실한 사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약속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주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하느님만이 ‘우리의 거처’일 뿐 아니라 우리 역시 ‘하느님의 거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갈 수록
참 나의 정체성을 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지난 공동체 소풍 시 한 젊은 형제의 말이 생각납니다.
“현 수도회의 위기는 도덕성이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카리스마의 위기라 합니다.”
다음 민박 집 자매님의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수녀님의 물음에 대한 답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생각 없이 살아갑니다.”
또 ‘수도자는 누구인가?’라는 젊은 수도승의 물음에 대한 어느 원로 수도승의 대답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날마다 ‘수도자는 누구인가?’ 묻는 자가 수도자이다.” 모두가 정체성의 문제와 직결되는 내용들입니다. 요즘 회자되는
‘영혼 없는 공무원’,
‘영혼 없는 검찰’,
‘영혼 없는 경찰’...등
모두 주체성 없이, 생각 없이,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행태를 빗댄 말입니다.
40-50대 주부들의 반항 역시
가부장제(家父長制)아래 억눌려 생각 없이 살아 온
자신에 대한 반성이요 참 나를 찾는 각성입니다.
참 나의 정체성을 살 때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진정한 참 나의 정체성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해명, 정립됩니다. 하느님 없이는 참 나를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느냐?”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확인 질문을 하십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이 확인한 주님은
기쁨에 넘쳐 베드로를 축복하시며 역시 베드로의 정체성을 밝혀 주십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우리 역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내 정체성을,
시몬 바르요나뿐 아니라 우리 역시 베드로임을 새로이 확인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주님과의 새 계약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미사시간입니다.
“나는 그들의 가슴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겠다.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의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성체성사의 새 계약을 통해 우리 가슴에 당신 법을 넣어 주고,
우리 마음에 당신 법을 새겨 주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 신원을 더욱 뚜렷이 해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잠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주님을 가려버릴 때 졸지에 사탄이 되어 버리는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뿐 아니라
우리도 주님과 이런 저런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어가며
분명해지는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끊임없이 우리의 허물을 용서하시고,
우리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는 주님이십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의 고귀한 품위의 정체성을
새로이 확인하는 복된 시간입니다.
“하느님, 깨끗한 마음을 제게 만들어 주소서.”(시편51,12ㄱ).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