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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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2-01-03 ㅣ No.28150

  인터넷 굿뉴스라는 가톨릭 사이트가 있다는것을 알고 회원가입하고 그리고 처음엔 본당게시판에만 기웃거리다가 처음 이 자유게시판이라는곳을 발견하고 글을 올려 본것이 2000년 5월 14일입니다.

 

그러니까 대략 1년하고도 8개월째가 되겠네요?

 

어쨌든 이 2년이 조금 안되는 세월동안 이곳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보수를 받고 올리는것도 아니고 글을 안올렸다고 고백성사를 봐야하는 교회법에 어긋나는 일도 결코 아닙니다.

 

그저 글쓴다는것이 좋고 모르는 같은 신앙인들을 만나 글벗삼아 떠드는일이 참 즐거웠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때로는 의견충돌도 겪어봤고, 또 때로는 참 몸둘 바 모를정도로 많은 격려도 받아봤고, 질문도 받아보고 또 이곳의 여러 동호회를 통해 좋으신분들도 직접 만나 참 좋은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속상할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행복하고 고마운 일들이 더 많았던것도 사실입니다.

 

요근래 이 자유게시판에 낯선 아이디와 이름이 보이기도하고 또, 전에 참 자주뵙던분들이 보이지 않고, 그렇게 이 자유게시판도 슬며시 물갈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저를 비롯한 몇몇분들은 끝까지 남아 계셔서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이름만 봐도 반가운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이곳에서 만난 나탈리아와 저의 결혼소식만해도 그렇습니다.

 

나탈리아가 올린 결혼소식을 열어보시고 마치 자기일인양 기뻐해주시는분도 많았지만 혹은 뭐야? 지들 결혼하는데 어쩌라고? 얘들 누구야? 하시며 잘 모르겠다란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하지만 나탈리아나 저나 이 자유게시판을 노크한 시기가 비슷했고, 이곳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제가 아는것만도 적지않게 있어도  우리처럼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유게시판에서 글만을 통해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는 커플은 굿뉴스 창설이래 최초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TV에 출연하는 유명인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제 이름 석자 기억해주시는분들이 많다는 이유로 어디가서도 행동거지 함부로 할까 지레 겁먹고 조심스러이 행동한적도 많았습니다.

 

혹, 운전을 하다가도 누군가가 내앞을 얄밉게 끼어들어올때 저는 양보해주지 않고 차를 몰아부치다가도 문득 그 끼어들어오려는 차에 우리 가톨릭인의 표시가 되어있다거나 차안에 묵주를 발견하면 속으로 혹, 저사람도 이곳 게시판을 통해 나를 알고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며시 페달을 줄여 그 차를 양보도 해주곤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나자신이 스스로 많은 착각을 하며 행동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가져보려하자 내게도 적지않은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남을 의식하든 안하든 조금은 아주아주 조금은 착한놈이 되어가는 모습이 기뻤습니다.

 

글에서는 마음이 넓고 사물을 보는눈이 냉철해보이고 항상 밝게 살려고 노력하는 젊은이구나! 를 느끼게 해놓고는 실제의 모습은 속이 밴댕이 속알딱지에다가 사물을 보는눈은 삐딱선을 타고 항상 부정적으로 자신을 닫으며 사는놈이라면 그 얼마나 이중인격자이겠습니까?

 

물론, 그러한면도 없지않아 분명 있음은 인정하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나는 착한놈이다!! 하고 꼴값(?)을 떨려고 피력하는것이 아니라 적어도 이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보았고, 그렇게 아주 조금은 변화되는 그런 내모습이 내심 스스로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안에서 주님과 대화를 나누며 저와 그분이 한층 더 가까워질수 있는 계기도 되었던것도 스스로 인정해봅니다.

 

주님! 오늘은 미사중에 있었던 이러이러한일들을 자유게시판에 재미있게 올려보려 하는데요? 하고 속으로 묻고 대답하며 창을 열고 글을 쓰노라면 나도 모르게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술술 풀려옴을 느끼며 그럴때마다 또 주님께 감사해합니다.

 

어린애같은 심성을 지니셨다는 그분은 그 감사에 더욱 우쭐해지시며 제게 많은 소재도 주시고 격려도 해주시며 글을 올릴수 있는 시간도 할애해 주십니다.

 

아! 이것도 주님을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구나! 함을 느끼며 저는 오늘도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어봅니다.

 

저도 그래왔고 또 앞으로 그런일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자유게시판 짬밥(?)에 걸맞게 다투거나 속상해하는 그러한 일들은 될수 있는한 자중하고 그냥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일들, 또 신앙에 대한 나눔, 정의를 우선시하는 마음...아니, 아니, 그러나 무엇보다 여러분들과 그저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요즘 우리 교회의 한 아픔이랄수 있는 토론토 이소사성당의 사태를 내가 알게 뭐야? 우리 본당일도 아닌데...하는식의 태도를 취하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사태를 이곳에 떠들어댄다고 해결책을 바로 찾을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찾을수 없다고도 호언할수도 없는 일입니다.

 

여러분과의 작은 일상생활을 나누면서 희희낙락도 하겠지만 그런 일에도 비록 힘은 못되어드릴망정 귀는 열어놓고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에게는 낯설고 미비한 소식인만큼 아직은 귀만 열어놓을까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양해를 구할것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저의 결혼이라는 큰 행사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관계로 지금은 어쩔수 없이 이기적일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과드리면서 저희둘 결혼 이야기가 혹시나 이곳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합니다.

 

모쪼록 넓으신 이해를 구하면서 저희둘 결혼을 글로써 혹은 편지로써 그러나 무엇보다 기도로써 축하해주신 많은 형제, 자매님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을 진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이 자유게시판을 통해 제게도 가정이라는 소공동체를 갖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그러기에 저는 아마도 이 자유게시판을 떠나는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이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많은 반성도 해보고 혹여 엷어질수 있는 신앙을 추스릴수 있는 계기로 저는 이미 만들었기에 이 게시판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두서없는 지루한 저의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주님의 각별한 은총이 함께 하기를 오늘 잠자리에 들기전 꼭 기도 올리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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