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복음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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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열 [kdycmfrev] 쪽지 캡슐

2002-09-08 ㅣ No.38287

하나만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둘까지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셋까지도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를 아는 사람은 하나가 전체라고 믿습니다.

둘까지 아는 사람은 하나를 아는 사람을 이해하고 둘 이상의 것도 있을 거라는 겸손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둘까지 아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하나를 아는 사람을 이해하거나 그 이상의 것이 있을거라는 가능성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둘을 안다는 것을 내세우려고 하지요.

셋까지 아는 사람은 하나를 아는 사람과 둘을 아는 사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역시 셋까지도 아는 사람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타인을 눈아래로 보는 잘못을 저지르면서 사는 것이 보통의 모습이지요.

어쩌면 이 세 종류의 사람들은 오십보백보의 세상에서 산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것을 알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사는 것이 힘든 것이지요. 그리고 이 세 종류의 사람이 한 시간 한 장소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곳에는 반드시 부딪힘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원하지는 않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누구도 예외없이 이 세 종류의 사람들의 모습이 각자에게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이지요.

아마 이것이 유사이래 계속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이 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을 통해서 여러 감정의 교차를 체험합니다. 기쁠 때도 많았고 슬플 때도 많았고 신이 날 때도 많았고 분노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리스도가 보여주시려했던 것은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닌데... 그리스도가 너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살아라 하신 말씀이 그렇게 이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데...

 

가끔 누구의 눈에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조건의 사람들이 누가 보아도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는 것을 여러분은 보아오셨으리라 봅니다. 모자라는 사람들이 선을 긋기 마련입니다. 선을 그으려는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자기가 확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을 필요로 하는 것일겁니다.

 

복음적으로 산다는 것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름다움입니다. 복음적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슬퍼보이더라도 거기에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피에타의 성모를 보면 이해하실 수 있겠지요?

복음적이지 않다면 거기에는 아름다움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마 우리는 이런 기준으로 세상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분이 보여주셨던 삶 그것은 아름다움입니다. 누가보아도 행복해보일 것 같지 않은 조건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행복한 미소를 보여줄 수 있는 힘은 아마도 복음적으로 살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그래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복음적으로 살고자하는 자기 싸움이 요구되어진다고 봅니다. 그것이 신앙인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런지요.

 

밑에 어느 분이 고정관념의 벽이 너무 높다는 말씀을 쓰셨더군요. 옳으신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정관념, , 선입견과 같이 부정적인 색체를 띤 단어들을 사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격이 필요합니다. 그 자격이 무엇이냐고요?

 

그것은 내가 확신하고 있다고 믿는 것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닌 그 이상의 무한대수 즉 영원한 수까지 알고 계시는 그분의 마음이 존재함을 믿는다면, 사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을 알려는 노력일테니까요.

 

이천년의 역사를 몇 년 한 공부로 이해했다고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사실 우리가 아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그냥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요. 미울 때는 용서하는 연습도 해보고, 화가날 때는 그냥 하늘의 떠다니는 구름도 보면서 살아요.

 

우리 가톨릭 형제 자매님들께 사제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립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나팔을 분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잡초를 뽑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잡초는 뽑아도 생기는 것이 잡초입니다. 잡초를 뽑는 노력보다는 꽃을 더욱 많이 그리고 튼튼하게 키웁시다. 좋은 향기를 위해서...

향기는 마음에서 나올 것이고, 그 마음은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가꾸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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