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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한 묵시록 14장 <14절-20절 : 마지막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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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5-02-22 ㅣ No.8244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추수하는 그림(harvest)

 요한 묵시록 14장

<14절-20절 : 마지막 수확>

송영진 모세 신부님의 묵시록 해설에서 발췌함.

 

14절..<내가 또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이 앉아 계셨는데, 머리에는 금관을 쓰고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구름'은 하느님의 나타나심을 상징하는데, 여기서는 이제 하느님의 심판의 날이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이미 1장 7절에서 메시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신다고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은 다니엘서 7장에서 온 표현으로 메시아를 뜻합니다. 그런데 뒤의 17절-19절에서 천사가 낫을 들고 있기 때문에 14절의 '사람의 아들 같은 분'을 메시아가 아니라 천사들 중의 하나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한 묵시록 전체 내용과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의 아들'이라는 칭호의 존엄성을 생각할 때, 천사가 아니라 심판관으로 오시는 메시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머리에 금관을 쓰고' 라는 말은 예수님의 승리와 통치권을 상징합니다.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계셨습니다.' 라는 말은 예수님의 심판관으로서의 직무를 상징합니다. '날카로운'이라는 말은 정확함과 공정함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오복음 24장 36절에서 심판의 날과 시간은 아무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심판의 날과 시간을 결정하는 권한은 아버지에게만 있다는 뜻입니다. 그 말씀처럼 지금 심판관이신 메시아는 모든 준비를 갖추고, 아버지의 결정과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5절..<또 다른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천사가 성전에서 나왔다는 말은 아버지의 명령을 받아서 메시아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계신 곳에서 나왔다는 뜻입니다. 천사는 심판을 시작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구름위에 앉아 계신 분', 즉 심판관이신 메시아께 전달합니다.

최후의 심판을 '낫으로 곡식을 수확하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요엘서 4장 13절, 마르코복음 4장 29절에서 온 것입니다. 마태오복음 3장 12절을 보면 최후의 심판을 뜻하는 추수후에 알곡과 쭉정이를(의인과 죄인을) 구분하는 작업을 하는데, 여기서는 추수(수확) 자체가 곧 구분 작업인 것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표현의 차이일 뿐 본질적인 차이는 아닙니다.)

 

16절..<그러자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셨습니다.>--

낫을 한 번 휘두르자 추수가 끝나버립니다. 즉 심판은 시작하자마자 바로 끝나게 됩니다. 이것은 심판관이신 메시아의 권능과 위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15절과 16절의 수확은 의인들을 대상으로 한(의인들을 구원하는) 수확입니다. 즉 처벌을 위한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위한 심판입니다.

 

17절..<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왔는데, 그도 날카로운 낫을 들고 있었습니다.>--

17절-20절은 죄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판입니다. 16절에서는 메시아께서 직접 낫을 휘둘렀는데, 17절-20절에서는 (아마도 메시아는 하늘에서 지휘만 하고) 천사가 낫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왜 하느님의 심판을 천사가 대신 집행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왔다는 말은 15절에서처럼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집행하러 나왔다는 뜻입니다.

 

18절..<또 다른 천사가 제단에서 나왔는데, 그는 불에 대한 권한을 지닌 천사였습니다. 그가 날카로운 낫을 든 천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 날카로운 낫을 대어 땅의 포도 나무에서 포도송이들을 거두어들이십시오. 포도가 다 익었습니다.">--

이 천사는 8장 3절 -5절에 등장했던 그 천사로 해석됩니다. 그 천사는 성도들의 기도를 모아 하느님께 바친 뒤에 향로에 숯불을 담아 땅에 던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일곱 나팔의 재난이 시작되었습니다. 또 그 천사가 제단에서 나왔다는 것은 6장 9절-10절의 순교자들의 외침과 연결됩니다. 순교자들의 영혼이 제단 아래에 있고, 그들이 하느님께 심판을 탄원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제단에서 나온 천사가 낫을 든 천사에게 포도를 수확하라고 외치는 것은 순교자들의 탄원을 전달하면서 심판을 재촉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성경에서 포도밭은 원래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하는 표현이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포도 나무로 비유하셨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땅의 포도나무, 포도송이, 포도' 모두 다 죄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포도나무에서 포도송이들을 거두어들이는 것은 죄인들을 심판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19절..<그러자 그 천사가 땅 위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들이고서는,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져 넣었습니다.>--

여기서도 16절처럼 낫을 한 번 휘둘러서 포도 수확을 끝냅니다.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이사야서 63장에서 온 표현으로 포도즙을 짜는 확(술틀) 자체가 하느님 분노의 심판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느님 분노의 큰 포도 확'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 뜻을 더욱 강하게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포도 확>--옛날 이스라엘에서는 큰 통에 포도를 넣고 짓밟아서 포도즙을 짜냈습니다. 사람이 통 안에 들어가서 포도를 밟으면 통의 아래쪽에 있는 구멍에서 포도즙이 흘러나옵니다.

 

20절..<도성 밖에 있는 그 확을 밟아 누르니, 그 확에서 높이가 말고삐에까지 닿는 피가 흘러나와 천육백 스타디온이나 퍼져 나갔습니다.>--

<도성 밖에 있는>--'도성'은 예루살렘 입니다.  포도 확이 도성 밖에 있다는 것은 원래 속죄 제물을 진지 밖에서 태우라는 규정(레위기 16장)과 관계가 있는 표현이고, 이방민족들을 하느님께서 심판하실 때 그 일이 도성 근처에서(밖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유대인들의 전승의 영향도 받았을 것입니다. '확을 밟아 누르다.' 라는 말은 심판과 처벌을 뜻합니다.

<그 확에서 높이가 말고삐에까지 닿는 피가 흘러나와>--여기서 '피'는 분명히 사람의 피입니다. 그 피가 확에서 흘러나와서 생긴 피바다의 깊이가 말고삐 높이라는 것은 그만큼 엄청난, 대규모의 학살이라는 뜻입니다. 말고삐 높이는 거의 사람의 키 높이입니다.

<천육백 스타디온이나 퍼져 나갔습니다.>--그 피의 강의 길이가 천육백 스타디온이나 된다는 것도 역시 대량 학살을 뜻합니다. 한 스타디온은 192m 정도입니다. 따라서 1,600스타디온은 300Km가 넘는 거리입니다. 여기서 1,600은 상징적인 숫자인데 4x4x100=1,600 으로, 4는 사방, 세상을 뜻하고, 100은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천육백 스타디온은 피가 온 세상을 덮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무도 하느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뜻도 됩니다.

(공동번역 성서는 '거의 천리 가량'으로 번역했는데 원문의 뜻을 살리지 못한 번역입니다. 원문에는 1,600 스타디온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의 실제 길이가 1,664스타디온, 즉 천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1,600스타디온을 실제 길이가 아니라 상징적인 숫자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참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살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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