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8월 7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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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8-08 ㅣ No.2622

하느님 창조사업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88일 강정에 있는 우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201288일 미사에서 경찰에 의해 영성체하는 사제가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영성체가 짓밟힌 날입니다.

2013881115분 박도현 수사님과 송강호 박사님 첫 재판이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불의한 것을 고발한 사람을 가두는 곳 바로 강정입니다. 아니 대한민국입니다.

2013
생명평화대행진은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습니다.
많은 분들의 마음과 마음이 모여 아무 탈 없이 행사가 끝났습니다. 용산 참사 유가족과 범대위 여러분들 웃음바이러스가 되어준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작년에 이어 2번째로 참가하시는 분들 어린 자녀와 함께 행진하는 가족강우일 주교님과 올리버 스톤 감독 평화크루즈를 등 많은 이들의 참여와 연대가 우리로 하여금 다시 일어서게끔 해 주었습니다.

참 많은 기적이 일어났었습니다.
6일 동안 하루에 500명 이상의 식사준비를 하는데 따로 시장으로 보지 않아도 될 만큼 각종의 음식과 부식 후원들, 폭염경보 속에서도 아무런 사고 또한 없었습니다.

84일 평화의 인간 띠 잇기 또한 잘 치렀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주민들의 많은 지지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조금은 지쳐있던 주민과 지킴이들에게 여러분들의 마음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박도현 수사님의 편지를 전합니다.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무더운 여름입니다. 마음만은 강정 생명평화대행진과 함께 했습니다모두들 수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교도소 운동시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교도소 수용생활에서 운동시간은 저에게 가장 행복한 육체노동?시간입니다. 철 방문을 벗어나서 트인 하늘아래에서 신체일광욕을 즐기기도 하고, 운동으로 땀을 흘릴 수 있는 귀한 시간이지요.

수용생활 지침서에 따라 매일 독거자는 1시간 이내, 혼거자는 30분 이내 운동시간이 주어집니다. 운동시간과 접견시간 외에는 1평 남짓 이내 되는 방에서 모든 삶이 이루어집니다. 공범자끼리는 서로 만나거나 대화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며, 운동시간도 조절하여 서로 못 만나게 합니다. 공행자 송박사님에게 먼저 오후 운동시간이 배정되었기 때문에 저는 오전시간에 운동시간을 갖습니다. 매일 운동시간이 조금씩 바뀌네요. 일요일은 운동도 휴업. 그리고 공범자임을 구별하기 위하여 수인번호에 글자 하나를 것 쓰는 데요 우리는 빨간색으로 자입니다. 강정해군기지 반대 수감자는 모두 공범으로 관리 된 답니다. 양윤모, 김영재, 송강호 이 세분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미결수동 운동장은 자형태 공간으로 약 100평이 안될 것 같습니다. 높은 벽으로 둘러 쳐져 있고 바닥에는 고무재질의 블록이 깔려있습니다. 요즘 약 20명 가량이 운동장으로 나오네요. 교도소로 이감된 그 다음날, 처음 운동장에 나갔을 때입니다. 낯 설은 곳에 적응하기 위해 담벼락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사람이며 모든 새로운 것을 탐색했지요. 그러면서 거기 담벼락 틈 사이로 드문드문 잡초가 눈에 띄었는데, 무심히 그중에 크게 자란 풀들을 뽑아버렸습니다.

잡초제거란 명분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생기는 후회,  이 높은 콘크리트 담장 안에서 몇 안 되는 푸른 생명체를 왜 뽑았나? 미안 ~ 사실 잎에서는 뿌리내린 땅의 척박함이 느껴지고 꽃은 피는 듯 말라있어 볼품은 없었지만 그 자연의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동 나갈 때면 들풀에게 눈맞춤 인사를 한답니다. 민들레, , 망초, 강이지풀, 괭이밥, 엉겅퀴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도 꾀 있네요.

제주교도소는 수용자로 넘친답니다. 그래서 매번 넘치는 인원을 육지 교도소로 이감시킨다고 합니다. 대문 없고 도둑 없고 거지 없는 삼무 (三無)의 제주도가 왜 이렇게 바뀌어 가고 있는지 마음이 씁쓰레 합니다. 김경훈 시인은 삼무의 정신을 제주공동체의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사회사상으로 봅니다. 가난이 없고 거지가 없는 것은 인간의 이상사회를 대표한다. 우리가 대문이 없고 잠금이 없는 사회에서 산다면 그것은 믿음 사회다가령 거지가 없는 것을 이야기 해보면 그것은 거지가 있을 곳을 다 없애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는 거지 짓을 할 필요가 없고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는 사람들이 상부상조하기 때문이다.’(그랜트맥갈)

이러한 제주 본래의 공동체 정신을 되찾아 발전시킬 수는 없는 가요?
지금 제주도는 무분별한 개발과 투자유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단연 몹쓸 짓은 강정마을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 이지요. 개인 이기주의, 물신 개발주의, 미 사대군사주의 등이 교묘하게 결합하여 시작된 강정해군기지 사업은 강정마을 공동체를 처절하게 파괴하고, 천혜의 자연 자원인 구럼비 바위를 폭파시켰고, 그 주변에 함께 살아온 연산호,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들 뭇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지요. 거기에 전쟁 촉발의 위험성까지 가중시키면 과연 누구를 위한 군사기지인지 의심스럽네요.

이제 다시 제주도정이 어디를 행해 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고 잃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는 여유와 그 결정과정에는 어린이 같은 순수성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주의 변화 (혹은 발전)에 대한 평가의 틀(페러다임)도 분명히 바뀌어야 합니다. 수출과 투자규모와 같은 경제성장 지표를 지양하고 제주도민의 행복지수자연환경보전지수가 주요 평가 틀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생명 평화지수도 상상해 봄직 합니다.

여기 교도소의 높다란 담벼락을 보면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의 높은 펜스가 떠오릅니다. 해군이 쳐 놓은 높은 벽은 강정마을과의 단절과 불통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작년에 그 벽을 허물기 위해, 그 벽에 평화와 소통의 문을 만들기 위해 망치와 큰 연장으로 펜스를 뚫은 적이 있지요. 그 사건으로 구속된 김신부의 말이 생각납니다. ‘저 높은 펜스는 우리에게는 하나의 종이 조각일뿐입니다.’ 우리 마음에 있을지도 모르는 절망의 벽을 넘어 구럼비로 마음에 사무치면 꽃이 된다.’는 말이 기도로 와 닿습니다.

저는 여기 강정의 생명평화 지킴이 양윤모 김영재 송강호님 한분 한분과 연대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형제자매님 모두 믿음과 희망으로 풍성하길 기도합니다.
 
201384일 오동 2방 박도현 수사.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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