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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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럴까?(안드레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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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 [pppcho] 쪽지 캡슐

2000-11-29 ㅣ No.1758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가 보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나 썩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혁명가의 길로 자신의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그의 가슴은 늘 뜨거웠고, 온 몸에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지요. 이 젊은이는 늘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 저에게 이 세상을 개혁할 힘을 주옵소서."

 

세월이 지나 이 젊은이는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이르렀다. 그러나 옛날의 젊은이는 지금까지 단 한 사람의 영혼도 그의 의지대로 바꾸어 놓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다는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는 이렇게 하느님께 기도를 했답니다.

 

"하느님, 제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은총을 주옵소서. 제 주변 사람들만이라도 회개를 시킨다면 크게 만족하겠나이다."

 

세월이 흘러 옛날의 젊은이는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제야 그는 비로소 그의 삶을 다시금 제대로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자신의 삶이 모두 부끄럽게 여겨지고 지난 삶에 대한 후회로 꽉찬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이제야 이렇게 기도했어요.

 

"주님, 제 자신을 고칠 수 있는 은총을 주옵소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것, 또한 다른 사람에게 아름다운 삶을 알린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의 변화부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요.  

 

사실 내가 먼저 변화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변화만을 요구한다는 것. 이것은 바로 우리들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또 다른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 한, 주님의 뜻대로 주님의 계명대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는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맞이하여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제자들 중의 대부분은 바로 가장 하층민이 살고 있다는 갈릴래아라는 시골의 어부였습니다. 따라서 당시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었던 예수님께서 비천한 자기들을 부를 때, 하던 일을 멈추고 따라갔던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가 된 후, 그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이기심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복음서를 보면, 다른 사람들을 자기들의 뜻대로 판단하고, 예수님 곁에 오지 못하게 하는 장면, 또한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에 대해서 싸우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예수님께서 잡히시자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만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들의 변화임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그들은 먼저 숨어있던 다락방에서 뛰쳐나옵니다. 그리고 전에 예수님을 따라 다니면서 가졌던 어떤 우쭐감을 모두 버리고, 이제는 진정한 사랑을 간직하려고 노력하고 그 사랑으로 사람을 대했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먼저 자신의 변화가 있을 때, 나의 가족이, 나의 이웃이, 나의 나라가, 이 세상이 변할 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즉, "저 사람 왜 그래?"가 아니라, "나는 왜 그럴까?"를 먼저 외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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