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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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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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07-06 ㅣ No.2522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어떤 본당신부님이

새사제 첫미사를 하고난 후

꼭 한가지를 부탁하고 싶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어떤 여성하고도 손을 잡지 마시오.

할머니라 하더라도...

할머니도 여자요...>

 

이것이 어떤 염려의 말씀인지는 알겠지만

한편에서는 새사제에게 도움이 되는 듯 하면서도

다른 편에서 보면 사제가 사제로서의 삶을 포기하라는 말이 되기도

하는 듯하다.

 

의사가 이러한 것이 염려가 되어서

환자를 진찰하는데 있어 남자 의사는 남자만 손을 대어 진찰하고

여성환자는 손을 대지 않고

옛적에 높으신 분들을 진맥하듯이

실을 매어서 진맥을 하라는 이야기와 같지 않을까?

의사에게는 환자가 있을 뿐이지

여성, 남성 구분이 없고

잘 난 여성, 못 난 여성,

젊은 여성, 늙은 여성이란 구분이 없다.

환자는 어디까지나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일 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제가 영혼의 의사라면

그 치유와 영적 도움이 필요한 신자들이

남자, 여자로 구분되고

여자 중에서도 아가씨냐 아줌마냐 할머니냐가 구분되고 있다면

실제로 영혼의 의사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그렇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장모의 손을 잡아 일으키셨다.

죽은 어린 여아에게 <탈리타 쿰!> 하시며 잡아 일으켜 주셨다.

예수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를 치유시켜 주시고 가까이 해주셨다.

예수의 곁에는 많은 여성들이 있었다.

 

하지만 예수에게 있어서 이 모든 여성들은

남성들과 더불어 하느님의 자녀들이요 영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일 뿐이었다.

세리, 창녀들과 어울리신 예수님이 아니신가?

당시의 사람들을 차별하고 구별하던 관행을 타파하시고

모든 사람이 구원을 필요로 하는 하느님의 자녀임을 바라보실 뿐이었다.

 

오늘 다시 사제 직무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사제직은 영혼의 의사 직분이다.

나는 새 사제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어떤 여성에게도 손을 내 밀어 주십시오. 차별없이 대하십시오.

그대는 영혼의 의사입니다. 아니, 아예 여성을 보지 마십시오.

그저 환자를 보십시오. 그대의 따뜻한 손길로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십시오.>

 

새 사제들이여!

의기소침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불러주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영혼의 의사임을 망각하지 마십시오!

육신의 의사는 아니라는 것도 있지 마십시오.

 

보통 신자들을 만나다보면

영적 상담이라 하지만

정신과 상담을 해야할 사람들이 많다.

이들을 치유하는 것이 사제의 몫이 아니다.

이들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영적인 문제와 정신적인 문제를 혼동해선는 안된다.

그래서 사제가 육신의 의사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육으로 병든 이들을 치유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이렇게 정신적 문제가 있는 여성들에게 함부로 손을 내밀 때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모든 여성들에게 손을 내밀지 말라는 것은

영혼의 의사로서의 직무도 포기하고

행정가로서 전례집전자로서의 사제직무만 수행하라는 이야기와 똑같다.

 

영혼의 의사이신 예수님!

당신 사제들에게 영혼의 의사가 되는 길을 가르쳐 주소서!

그리하여 영적인 아픔과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영혼들을

당신과 더불어 치유시켜 주는데 열중하게 하소서.

당신과 더불어 당신의 이름으로

훌륭한 영혼의 의사가 되게 하소서. 아멘.

 

새로 탄생하신 새 사제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대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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