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7월 6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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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7-07 ㅣ No.2533


하느님 창조의 완성은 바로 평화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박도현 수사님과 송강호 박사님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는 구속결정이었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많은 분들이 탄원서를 보내 주셨습니다. 400여분 가까이 보내 주셨습니다. 어떤분은 이 탄원서가 재판부에게 영향을 주냐고 질문을 합니다. 재판부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부담을 주겠지요. 그리고 안에 갇힌 이들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고 탄원서를 쓰는 분들에게도 위로가 됩니다. 내가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들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아직 강정의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있다는 증명이 되기도 합니다. 아직은 국민의 여론 보다는 자본의 힘에 권력의 힘에 좌우되는 재판부이지만 역사는 기억하고 기록 할 것입니다. 이렇게 힘들 때 연대의 방문이 강정 사람들에게 힘이 됩니다. 너무나도 쓸쓸한 토요일 미사에 전주 구례성당에서 20여분이 함께 미사를 봉헌해 주시고 평화의 인간띠 잇기도 함께 해 주셨습니다.
 
박도현 수사님의 영장 실질 심사 최후변론과 수사님의 편지를 함께 올립니다.


<영장실질 심사 최후변론>
 
제주해양경찰서 벽에 마음속의 명심보감이란 참 의미있는 문구가 있어 여기서 공유할까 합니다.
<재물과 명성은 바닷물과 같아서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진다.>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거짓 정당화를 하지 않고 사는 것제가 어찌 여기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잡범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명언이지만, 무엇보다도 대통령 이하 고위 공직자 및 사회책임 인사들에게 꼭 필요한 문구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제주도정, 해군, 삼성의 고위 책임자가 공익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이 있었다면, 내가 여기 법정에 설 필요가 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의 입장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삼성, 해군, 경찰, 검찰은 내가 업무방해를 했다고 고소하고 기소했습니다. 저의 주장과 관점은 더 근본적인데 있습니다. 강정 해군기지 사업은 시작부터 투명하지 않게 강정주민과 제주도민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천혜의 자원 환경이 파괴되고 강정마을 공동체가 파괴되고 마을의 유형 무형의 문화제가 파괴되고 하나 하나 모두를 양보 할 수 없지만더욱이 이 해군기지가 제주도 주변의 전쟁의 긴장을 높이게 된다는 타당한 주장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타당한 검증도 없이 밀어붙이기식 공사 진행을 강정 공사현장에서 봅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도 너무나 흡사합니다. 국가 안보 사업이라면서 왜 이리 서두르는 겁니까? 혹 안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집니까? 그리고 우리의 후대를 생각한다면, 이 강정해군기지사업은 꼭 막아야 하는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재 정리를 하면 한쪽에서는 공사방해라는 위법성을 이야기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해군기지 사업의 다각적 문제점으로 인한 부당성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판사님께서 저의 구속적 부심을 판결하겠지요. 그러나 제가 판사님과 여기있는 모든 법조계 분들에게 부탁합니다. 강정해군기지 찬반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실에 입각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강정주민과의 대화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정의와 공평의 잣대로서 그리고 재판관이라는 공익을 위한 개인의 도덕적 양심으로서 강정해군기지 관련 재판을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73


<해군기지 공사 해상 감시 활동 중에>
 
629, 내가 해상에서 해경에게 연행되기 이틀전에 이야기다. 오후 2시쯤에 나를 포함한 평화활동가 강정마을 환경감시단원 4명은 카약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오탁수 방지막 외곽을 돌기로 했다. 카약을 틔우기 전에 강정포구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탁수 방지막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해경의 주의사항을 들었다. 그때 우리 환경감시단원은 지금 해상공사장에 오탁수방지막 문제에서부터 다양한 불법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함께 동행해서 확인해주시라해경에게 요청했으나 무시되었다. 무시, 무시...

우리가 카약을 띄우자, 해경보트 두세대가 우리를 감시하기 위해서 해상에 대기 중이다. 이 해경보트에 탄 해군의 행동방식은 다음과 같이 읽혀진다. 첫째, 카약을 탄 우리의 모든 행동을 채증 한다. 둘째, 우리 환경감시단과 대화하기를 완강히 거부한다. 우리가 현장에서 불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상에서 큰 소리로 신고하면 그들은 멀리 도망가 버린다. 그러다가 우리가 오탁방지막 경계에 있으면 스피커로 오탁방지막 안으로 들어가면 해상테러법에 의거해서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셋째, 우리를 언제든지 힘으로 제압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을 고성능보트로 따라 다닌다. 즉 그들은 삼성, 대림이 시공한 해군기지 해상공사를 엄호하고 보호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 임무인 듯하다. 반면 이 해경들은 해군기지 사업에서 삼성의 불법해상 공사 및 해상환경 오염물 불법 투척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러한 특수 임무를 띤 고성능 해경보트 세대 가량이 우리 카약 둘레를 따라 나선다. 감시, 감시....

우리 카약은 케이슨 안착 공사중인 해상남쪽 케이슨 앞으로 갔다. 그때 송박사님이 귓속말로 저기 불법방류중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케이슨 위에서 바닷물 아래까지 늘어뜨린 플라스틱 주름관(1m) 여러 개가 있고, 케이슨 위에서는 공상중인 삼성직원 몇 명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우리가 주름관으로 다가가서 확인하려 하자 위에 삼성헬멧을 쓴 인부가 방류하던 물을 끊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욕을 하였다우리가 불법공사를 하지 말라고 항의하자, 삼성인부는 욕을 하면서 법대로 해!’하고 고함을 쳤다. 법대로 하라니....볼법 공사를 행한 현장직원이 법대로 해!’라고 큰 소리를 치다니.

우리를 따라 붙은 고성능 해경보트가 해경을 향해 여기 불법 공사 현장이 있으니 와서 보시오라고 소리치자 벌써 멀리 떨어져 가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다행히 방류된 액체를 채취할 수 있었다우리 카약은 강정 포구로 나왔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불법공사 신고 거부 및 해경의 직무유기를 항의하려고 해경에게 다가갔더니, 해경은 봉고차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궈 버렸다. 우리가 밖에서 이야기 좀 하자고 아무리 이야기 해보지만 문을 닫은 채 대화를 거부해 버린다. 단절, 단절....

그래도 우리가 해상 감시활동을 하는 중에 강정포구 서방파제에서 우리를 지켜봐주는 평화의 천사가 있다.
五美子, 우리가 해상에 있을 동안, 그들이 이미 도청에 불법공사를 신호했을 것이다. 이전에도 강정마을 이름으로 도청환경감시 담당자에게 수없이 신고해봤지만, 너무도 느리고 미온적인 응답에 화만 났었다. 그래도 그들은 삼성의 불법공사를 계속 또 신고한다. 맘몬 삼성과 공권력에 대항해서 약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계속 반복해서 불법이라고 외치는 일. 우리의 평화, 우리의 생명력을 지키고 키워 내는 일, 기도하는 일.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늘나라가 저희 것이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7. 주민들이 너무도 지치고 힘이 빠졌다. 많은 주민들이 이제 그만이라 하며 신음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렇다. 여기가 바로 가난한 이들이 있는 곳이요. 배고픈 자리다. 여기 강정에서 하느님의 나라, 평화의 기적이 시작되도록 함께 모여 기도해야 할 곳이다강정의 7년 시련은 좌절로만 끝나지 말아야 한다. 시련을 통해 보다 큰 희망을 잉태하듯, 지금까지의 강정시련은 강정 희망의 씨앗이어야 한다. 강정에 평화 있는 날까지....

201375
박 도 현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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