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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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요하 선생님&너무나 고마운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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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4-02-18 ㅣ No.61732

 

 너무나 감사한 지요하 선생님!

 

오늘 선생님이 저희 부부에게 보내신 글을 읽고 참으로 큰 감명을 받아 이렇게 몇자 적어 올립니다.

 

저 역시 첫 아이를 얻기엔 다소 늦은 나이임엔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선생님께서 첫 아이를 얻었을때 바로 그 심정이라하면 꼭 맞을것 같습니다.

 

저희 아기를 위해 축복미사까지 마련해 주신다는 너무나 큰 감사의 말씀엔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아울러 저희 부부의 아기가 탄생함을 기뻐해주시고 축복해 주신 여러 형제, 자매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으로 큰절 올립니다.(이현철 신부님, 송동헌 선생님, 박요한 선생님, 김유철 선생님, 이복선 자매님, 이윤석 형제님, 장정원 자매님외 이곳 모든분들께)

 

아버지가 된다는 것.

 

얻은 기쁨보다는 세상에 제대로 내어 놓아야 할 부담감이 더 크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저의 처가가 지척에 있습니다.

 

아내는 지금 그곳에 아기와 함께 있고, 저는 매일 저녁 퇴근후 아기를 보기위해 들렀다가 이렇게 홀로 내려와 독수공방 하며 지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기는 건강히 잘 지내고 있고, 아내 또한 건강합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하느님께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처가에서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 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아비 노릇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어떻게 녀석의 아비노릇을 해야하나? 행복한 고민도 들지만 절대로 강요와 저의 아집을 휘두르진 않겠습니다.

 

아내와 전 아기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아들이면 꼭 사제를 만들겠노라고 잠자리에 들기전 매일 기도 올렸습니다만 그것으로 인해 아들과 갈등을 일으킬 만큼 강요하진 않으려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저의 아버진 제가 어렸을적부터 저를 꼭 검사를 시키겠노라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전 그때 검사가 정확히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아버지의 바램대로 검사가 되리라 마음 먹었었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그러겠노라고 하던 어린 시절이 지나고 저 역시 제 앞길을 심각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러한 나이가 되었을때 검사 보다는 다른곳으로 저의 열정이 옮겨졌음을 깨닫게 되었고 또 아주 강렬히 열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와 갈등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검사라...오늘날 검사는 커녕 오히려 검사앞에 불려갈 처지만 안되는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아버지의 바램대로도, 또 나의 열정대로도...결과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그런 허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절대로 누굴 원망해 본적은 맹세코 없었습니다.

 

다 내가 못나서, 내 노력이 부족해서...이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을뿐 입니다.

 

저의 아들놈을 하느님께서 받아주시어 사제의 길로 걷게 해주신다면 저와 아내 그 영광스러움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하겠습니까마는 절대 강요와 강권을 하지 않을 것 또한 마음속에 미리 다짐해봅니다.

 

하지만 건강하고 정의롭고 선한 마음을 갖게 하는것은 강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비인 제가 비겁하게 살아와서인지 의(義) 앞에선 죽음도 두려워말란 옛 선현들의 말씀대로 가르치고 또 제가 손수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갈 것은 제 자신 스스로와 아들놈에겐 강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뜻은 이러하나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 교과서대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어서 많은 부분 주저하는 마음 또한 없지 않으나 신앙으로 이겨낼 수 있는 용기도 함께 기도해 봅니다.

 

어서빨리 아들놈에게 이순신 장군이 어떤 분이셨으며, 안중근 의사가 어떤 분이셨으며, 전태일 열사가 어떤 분이셨는지 가르칠 수 있는 그 시절이 왔으면 합니다.

 

할아버지 세대에 나라를 빼앗겼고 아버지 세대에 나라가 두동강 났으며 우리 세대에 이루지 못한 통일이 제 아들녀석 세대에는 반드시 이루어져 눈물 한번 뿌려보는 것이 소원이라 꼭 말해주겠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말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선생님! 그리고 저에게 많은 축복을 해주신 여러 형제, 자매님께 주님의 은총속에 건강하고 기쁨이 항상 넘치는 가정이 되기를 오늘밤 진심으로 기도 드립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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