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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목위원회 운하백지화 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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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8-05-28 ㅣ No.348

 

환경사목위원회 운하백지화 운동 전개

설명회, 도보순례 및 미사봉헌, 서명운동 예정

 

환경사목위원회 www.ecocatholic.org

☎ 02) 727-2272, 2278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담당사제 조대현 바오로 신부)는 운하백지화 운동의 일환으로 △대운하 반대 설명회(5월 30일, 명동 가톨릭회관)생명의 강 순례 및 창조질서보전미사(6월 5일, 경기도 여주)각 본당 신자 대상 서명운동(현재 진행 중, 교구 내 본당)을 펼친다.

 

   또한 서울대교구 신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주간 소식지 ‘서울주보’ 6월 8일자에 대운하 관련, ‘한반도 대운하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와 ‘대운하를 바라보는 교회의 가르침’을 전달할 계획이다.

 

 

 

   5월 30일 오전 10시부터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진행되는 대운하 반대 설명회에는 한양대 홍정호 교수가 강사로 나와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과 대응책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환경사목위원회 조대현 신부 집전으로 창조질서보전미사가 봉헌된다.

    참가자들이 모두 침묵하는 가운데 운하 건설 예정지를 순례하며 대운하 건설 계획의 반대이유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생명의 강 순례 및 창조질서보전미사는 환경의 날인 6월 5일에 예정되어 있다.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집결하여 버스로 여주 실륵사로 이동하여 운하 건설 예정지인 석불암까지 약 7Km를 침묵하며 걷는다. 참가비는 1인 5,000원이다.

    또한 현재 교구 내 각 본당에서 진행 중인 대운하 건설 반대 서명운동을 통해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대운하 반대 설명회

    일 시 : 5월 30일(금) 오전 10시~12시 30분

    장 소 : 가톨릭회관 3층 대강당 (중구 명동 2가 1)

시간

내용

담당

10:00 - 11:30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과 대응책

홍정호 교수(한양대 경제금융학부)

11:30 - 12:30

창조질서보전미사

조대현 신부(환경사목위원장)

 

 

생명의 강 순례 및 창조질서보전미사

    일 시 : 6월 5일(목) 오전 9시~오후 4시 30분

    순례코스 : 경기도 여주 실륵사 → 석불암(운하 건설 예정지)가는 방향까지 약 7Km

    참 가 비 : 1인 5,000원 

    준 비 물 : 모자, 걷기 편한 복장과 신발, 개인 도시락과 음료수, 미사 준비

    참가신청 : 727-2272, 2278 (5월 30일까지 전화 접수)

시간

내용

09:00 - 09:10

집합 (명동 가톨릭회관 후문, 평화방송 건너편)

09:10 - 10:30

출발 → 도착 (여주 실륵사)

10:30 - 12:00

생명의 강 순례 1

12:00 - 12:50

점심 (도시락)

12:50 - 14:30

생명의 강 순례 2

14:30 - 15:30

생명의 강 살림을 위한 창조질서보전미사

15:30 - 16:30

출발 (석불암) → 도착 (명동)

 

 

각 본당 별 서명운동

    환경사목위원회는 교구 내 215개 본당의 주임사제와 공동체 대표, 수도회 장상에게 서명운동 관련 공문을 보내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5월 14일에 있었던 ‘대운하반대 천주교연대’ 기자회견 및 미사에 참석했던 4개 단체(창조보전전국모임ㆍ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ㆍ남자수도회장상연합회ㆍ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및 단체 내 수도회, 교구 내 본당에서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별첨) 서울주보 6월 8일자 환경사목위원회 별지 원고

   

“강이 있어 그 줄기들이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시편 46, 5)

 

조대현 바오로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아름답고 평화로운 김소월님의 시입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온 곳에는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 천 년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강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으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아니라, 하천정비와 준설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운하 건설의 시작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자연에 대한 우리 인간의 오만입니다. 인간이 원하기만 하면, 인간이 경제적으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물길을 바꿀 수 있고, 조작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때문에 우리 믿는 이들은 모든 창조물들과의 평화와 창조물과의 상호연관성을 중시하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이 땅의 환경이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추진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강을 파헤치는 대운하와 하천정비와 준설이 아니라, 강과 함께 살아가는 친환경적인 생활양식과 지역 문화를 만들어내는 길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우리의 도덕적 가치를 흐리게 만드는 무분별하고 천박한 경제와 자본 만능주의 경향을 우려하며, 이 땅에 ‘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가치가 퍼져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생명 가치’를 중심에 놓고 바라본다면, 우리와 더불어 오랜 시간 삶의 문화를 만들며 흘러온 생명의 강에 대해 우리는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지금과 같은 인간 중심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접근은 없을 것입니다.

   ‘생명의 강’은 우리 인간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왔던 3천만종의 생물과 과거에 살았던 무수한 피조물들이 모두 함께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강이 구비 구비 흐르는 곳마다 우리들의 공동체가 있었고 그 안에는 생명 중심의 가치관과 문화, 그리고 나눔과 신뢰가 함께 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대운하로 상징되는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많이’의 신화에서 깨어나 강과 함께, 자연과 함께 사는 느리고 소박한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한반도 대운하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한반도 대운하, 과연 효율성은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한반도 물류 수송의 가격이 최대 4조 5천억 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총연장 길이가 171km로 바지선이 지나가는 데만 24시간이 걸립니다. 경부운하의 총연장 길이는 550km로 마인-도나우 운하 운행속도를 적용할 경우 최소 72시간, 만 3일이 걸립니다. 때문에 ‘피터 라이켄’(독일 플랑코 운하 컨설팅 회사 대표)은 “운하는 배에서 물건을 풀어서 옮기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든다. 시간을 중시하는 빠른 산업기반에서 3-4일을 버틸 여유가 있는가?”하고 되묻습니다. 여기서 빨리 운반해야 하는 산업은 바로 우리나라 경제 사업의 주력인 하이테크 산업(반도체, 핸드폰, LCD 등)으로 서울에서 부터 부산까지 최소 100시간이 걸리는 운하는 결국 효율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먹을 물과 문화유산은 과연 안전한가?

   우리나라는 전체 식수 취수량의 88%를 하천과 호수에 의존합니다. 한강과 낙동강이 우리나라 국민 2/3의 취수원입니다.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취수원의 83%가 ‘지하수’입니다. 다시 말해 독일의 경우, 먹을 물의 취수원이 지하수이기 때문에 운하를 개발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국민들이 먹는 수원지에 운하를 만들고 배를 띄우는 나라는 없습니다. 운하 선진국 독일에서도 라인 강과 다뉴브 강에서만 한해 수 십 건에서 4백여 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만약 대운하가 만들어져 배에서 기름과 화학물질이 유출된다면 우리 상수원은 폐쇄되어야 하고, 전 국민은 심각한 먹을 물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또한 대운하가 만들어지는 지역에 문화재 훼손 또한 심각하게 우려됩니다. 한강의 암사동 선사 주거지와 국보 6호인 중원 탑평리 7층 석탑, 도동서원, 공주 공산성, 창녕 비봉리 패총 등 170여 국보와 보물이 소멸 또는 훼손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살 수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운하는 하천 생태계를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1960년 공사를 시작해 32년 만에 완공했는데 공사 중간에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공사를 중단한 기간을 제외하면 순수 공사기간은 20년입니다. 이렇게 긴 공사기간에도 불구하고 운하가 건설된 뒤 지역 동ㆍ식물의 생물 종(種)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운하건설은 하천생태계를 가장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사업에 속합니다. 고속도로 차선 30개 너비만큼 강바닥을 넓히고, 아파트 2층 깊이로 파내야만 배가 다닐 수 있기에 운하건설을 위한 준설은 수질개선과 생태계 보존이 아니라, 고유어종 멸종과 물고기 서식지 파괴라는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한강과 낙동강의 한국 고유종 2종과 멸종 위기 종 58종의 야생동물이 생존을 위협받게 되고 금강의 조류 150여종, 10여 만 평의 갈대 군락지와 가창 오리 등이 역시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대운하를 바라보는 교회의 가르침

 

우리 사회의 전도된 자화상 ‘경제적 가치’ 

    대운하 사업은 일자리 30만 명 창출과 물류 혁명을 이야기하며 ‘경제적 가치’를 가장 최고이자 최선ㆍ최상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의 가치 기준도 그러해야 할까요?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주님은 너희의 생명이시다.”(신명기 30,19-20)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하느님과 재물 모두를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마태오 6,24). 우리 신앙인들은 경제적 가치가 아닌, ‘생명의 가치’로 대운하 사업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대운하 백지화는 환경에 대한 신앙인의 책임 

    우리 신앙인들은 근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책임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창조보전’은 우리 인류의 과제이며, 신앙인들 공동의 보편적 의무, 즉 ‘공동선’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66항) 또 대운하 사업은 ‘인간의 경제적 필요’에 의한 선택이기에 반대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공동선의 의무’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더 나아가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동물과 식물, 자연요소 등 다양한 종류의 창조물을 포함하는 의무로 보기에 인간이 원하는 대로만, 경제적인 필요만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66항)

  신앙인과 창주물의 상호 연관성 

    더욱이 대운하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삶의 터전을 파괴할 커다란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모든 창조물들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상호 연관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생물의 다양성은 온 인류를 위한 창조주의 놀라운 부요이며, 인간과 환경은 끝없이 서로 의존하기 때문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66항, 1999년 ‘세계평화의 날 담화문’ 10항-환경에 대한 책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후손에게 대운하가 아닌 ‘생명의 강’을 물려주어야  

    결국 우리 신앙인들의 선택이 모든 피조물들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고, 생명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피조물들을 살림으로써 우리 존재의 의미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창조질서의 완성’입니다. 대운하가 아닌, 모든 피조물들과 함께 사는 길에서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사목서한, ‘생태적 삶을 사는 교회공동체’, 정진석 추기경)

   때문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6년 11월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와의 공동선언을 통해 “종교지도자인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보호하려는 모든 노력을 격려하고 뒷받침하며 미래 세대에게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2008년 환경의 날 담화문,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우리 후손에게 대운하가 아닌, 생명의 강을 물려주는 일. 우리 신앙인들의 중요한 임무이자, 소명(召命)입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행동

 

ㆍ창조주의 숨결이 깃든 자연을 사랑합니다.

ㆍ생명의 물을 아껴 쓰고 더럽히지 않습니다.

ㆍ물 부족과 오염으로 죽어가는 모든 피조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ㆍ가정과 성당에 나무와 풀, 생명이 깃드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ㆍ단순하고 소박하고 느린 삶을 삽니다.

ㆍ파괴되어가는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ㆍ성당과 지역에서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참여합니다.

ㆍ성당과 본당에서 운하 백지화 서명운동에 참여합니다.

 

 

 

   

운하 이후

박남준 시인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중략)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이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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