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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의 삶과 신앙(1/13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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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언론홍보팀 [commu] 쪽지 캡슐

2014-01-17 ㅣ No.812

염수정 추기경의 삶과 신앙

 

염수정 추기경은 평생 자신을 낮추며 주어진 소명을 묵묵히 실천하는 ‘순명’을 온몸으로 보여 온 사제로 평가받는다. 겸손한 성격의 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선후배 사제들이나 신자들에게 “부족함이 많은 저를 위해서 꼭 기도해달라”라고 부탁했다. 교구에서 선행을 베푼 이의 소식을 들으면 곧바로 집무실로 초대해 “정말 부럽고 존경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교구 사제들과 신자들은 그를 ‘약속을 꼭 지키는 주교’로 기억한다. 그가 10여 년 전 총대리 시절, 성탄 전날 파주 법원리에서 안식년 중이던 교구 사제들을 위로하기 위해 밤새 20cm가 넘는 눈길을 직접 운전을 해서 사제들을 찾아간 일화는 유명하다. 교구장이 된 이후인 작년 8월에는 무더위 속에서도 ‘한국 가톨릭 스카우트 야영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저녁 시간을 쪼개 명동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당일에는 아침부터 10시간 내리 사제 면담 일정을 소화했지만, 염 추기경은 개의치 않았다.

 

소탈함과 성실성, 사목활동에서의 열정은 그가 지난 44년간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아오는 데 디딤돌이 됐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도 염 추기경에 대해 “인내할 줄 알고 겸손하게 살아온 덕망 있는 사제”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수환 추기경, “덕망 있는 사제”

염수정 추기경의 믿음의 뿌리

 

염 추기경 집안은 5대조 할아버지인 파주 염씨 의암공 덕순(요셉, 1768~1827) 옹이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임으로써 한국교회와 첫 인연을 맺었다. 4대조인 염석태(베드로)는 1850년 5월 진천 감영에서 순교했고 그의 부인인 김마리아도 1850년 9월 30일 경기도 죽산성지에서 순교했다. 순교한 부모의 시신을 찾기 위해 3대조부터 경기도 안성 삼죽면 일대로 옮기면서 정착하게 된 그의 일가는 염 추기경까지 6대째 천주교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할머니 박 막달레나 여사와 어머니 백금월(수산나·1995년 선종)씨는 자식 중 성직자가 탄생할 수 있도록 매달 안성성당에서 미리내, 감곡성당으로 순례하며 기도했다.

 

어머니의 사랑과 기도

3형제 성직자 탄생

 

누구보다 염 추기경의 삶과 신앙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는 어머니였다. 그의 모친은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성경을 재미있게 이야기로 설명해주는 등 신앙적으로 성장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자식들에게는 사제가 되라는 표현 한 번 하지 않았지만, 집안에서 사제가 나올 수 있도록 매일 같이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이렇듯 그의 집안에 흐르는 신앙의 힘은 5남1녀인 염 대주교 형제 대에 이르러 3남인 염 추기경을 시작으로 4남 수완(68·서울 문정동본당 주임), 5남 수의(65·서울 잠원동본당 주임) 등 ‘3형제 성직자’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아흔 평생 슬하의 세 아들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묵묵히 기도로 뒷받침했던 모친은 선종하는 순간까지 사제들을 위한 사랑과 희생의 삶으로 신앙의 모범을 보였다. 모친의 평소 뜻에 따라 장례 조의금으로 들어온 3200여 만 원이 교구 사제양성 후원기금으로 봉헌되어 여전히 그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아멘. 오소서, 주 예수님!(Amen. Veni, Domine Jesu.)”(묵시 22,20)

 

염 추기경은 2002년 주교수품을 받으면서 성경의 가장 마지막 책인 ‘요한 묵시록’의 마지막 장에 담긴 구절 ‘아멘. 오소서, 주 예수님!’(라틴어 Amen. Veni, Domine Jesu)을 사목표어로 정했다. 이는 1970년 정한 염 추기경의 사제 수품 성구이기도 하다.

 

염 추기경이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기도 한 이 말씀을 통해 그는 ‘예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내가 곧 가겠다”라고 약속하셨으므로, 교회가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하고 “아멘, 오십시오”하고 기쁘게 응답하면 언제나 곁에 계시는 주님의 신비를 체험할 것’이란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총대리 주교로 10년 교구살림 이끌어

교구장 1년 7개월, 소통과 순교자신앙 고취

 

염 추기경은 10년간 총대리로서 성실하게 교구 살림을 이끌었으며, 지난 2012년 6월 교구장 착좌 이후에는 성지순례 등으로 단 두 차례만 휴일을 가졌을 뿐, 휴일도 반납하고 교구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바쁜 와중에도 그는 교구 사제의 면담 요청이 있으면 어느 업무보다도 우선순위에 두고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는 ‘소통’을 중시하는 염 추기경의 신조 때문이다. 염 추기경은 교구장 착좌 직후 ‘사제 전체 모임’을 갖고 사목 일선에 나가있는 사제들의 고충을 귀담아 들었다.

 

또한 신자들이 믿음의 모범으로써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을 수 있도록 지난 해 9월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을 개통하여 서소문 밖 순교성지, 좌?우 포도청터 등 서울 시내 22곳의 천주교 역사의 흔적을 재조명했다.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이례적으로 축복을 내리는가 하면, 작년 10월 한국 주교단이 역사상 처음으로 단체 도보성지순례를 진행하여 교회 안팎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염 추기경은 앞으로도 서울대교구 각 성지에 애정을 가지고 가꿔나가 이를 통해 천주교의 역사와 순교자들의 신앙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끝까지 솔선수범

생명과 선교, 서울대교구의 사명

 

그는 또한 생명의 존엄성보다 당장의 경제적 이득과 편리함을 우선시 하는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생명에 관한 염 추기경의 입장은 한결같다. 생명을 물질로 보고 인간의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생명 존중 우선’을 말한다. 그는 2005년 10월 5일 출범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현재까지 생명에 대한 사회와 학계의 관심을 고조시켜왔다.

 

또한 그는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북한 교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개성공단 신자들의 모임인 ‘로사리오회’에 대한 격려와 더불어 북한에서 어렵게 신앙을 지켜가고 있는 신자들을 위한 관심과 기도도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가난한 교회와 친교 및 교류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특히 해당 국가의 사제 양성을 위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이번 새 추기경의 탄생을 교회 쇄신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인 2월 22일 새 추기경들과 함께 서임 축하 미사를 집전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언론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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