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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무리 잡초[雜草]라 하여도![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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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1-02-05 ㅣ No.4822

 '아무리 잡초라 하여도'를 3회 연재하기 위해 '가라지'에 대해 묵상의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주위에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학식이 있는 사람, 없는 사람, 그저 평범한 사람, 진보와 보수등 다양한 기준의 사람이 있다. 지금 누구에게는 정말 몹쓸 '가라지'격인 잡초같은 사람이지만, 언젠가는 다 쓸모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잡초를 쉽게 뽑을 짓거리는 삼가야 한다. 그 판단은 후일 그분께서 하실 것이다. 이 가라지의 비유를 읽고서 보수와 진보를 생각해 본다. 지금 보수는 진보의 것이라면 무조건 '가라지' 취급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취급은 자유이지만 아예 뽑아 없애려한다. 이 모두가 다 하느님 몫이라는 걸 묵상하면서 우리의 처지를 묵상해 보자. '가라지의 비유', 심오한 하느님의 뜻이 담겨있는 복음이다. 그분의 뜻은 정말 한계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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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우리 인간의 제 탓 보다는 남의 탓으로 흠 없는 순수한 공동체 건설에 어려움이 있다는 당시의 유다인들의 사상에 엄중히 경고를 주셨다. 메시아를 기다리기 위해서는, 죄인들을 제거해야만 순수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를 지적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히려 죄인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위해 봉사함으로써 많은 유다인들의 비난과 공격을 받았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미 시작했고, 마지막 심판 때에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이다. 또한 인간의 판단은 완전치 못하고 오로지 추수하시는 분인 하느님의 판단만이 완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우리 신앙인들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신뢰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리 잡초 같은 사람이라 하여도,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참 좋은 사람일 수 있다. 그 판단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몫이다. 우리 공동체의 모두가 ‘밀’같은 의인들만의 집합체로 가야한다는 믿음의 사람에게는 ‘가라지’같은 악인들과의 공존은 사실상 인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이 어려운 진리를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하고 설명하신다. 이 가르침은 완전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람에게는 겸손하게 만드는 것이고, 내 자신도 완전하지 못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격려가 되기도 한다. 

 “추수할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이 가르침은 교회에서 활동하는 우리와 같은 믿음의 사람에게는 깊이 묵상해야 할 진리이다. 이 가르침을 무시하여 공동체의 존재 가치를 파괴하는 엄청난 댓가를 치루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 왔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와 같이 우리 믿는 이들은 더욱 더 거룩해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려야 하는 의무를 부여받고 있지만, ‘가라지’의 추방이 공동체를 완전하게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 공동체 안의 가라지 때문에 실망하거나 뽑아내려고 덤벼서는 안 된다. 비록 다른 사람보다 더 덕이 있고, 거룩한 자라 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밭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 공동체가 가라지의 공동체로 여겨 가라지를 모조리 뽑아 버릴 경우 공동체는 황무지가 되고 말 것이다.  

 순수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열정은 용서와 자비로 순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느님은 누구보다 죄를 싫어하시지만, 누구보다도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는 분이시기에 그분은 우리를 인내로 용서하고 포용하기를 바라신다. 적어도 그들을 통해 우리의 겸손이 자라기를 바라신다.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교회의 공동체에서, 아니 ‘밀과 가라지’가 교차하는 우리로서는 끊임없이 이웃과 스스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사랑과 회개의 믿음의 삶을 해 나가야 한다. 아무리 잡초라 하여도 쓸모는 있을 것이다. 그 판단은 그분만이 그날에 하실 것이다.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교회의 공동체에서 ‘밀과 가라지’가 교차하는 우리는 이웃과 스스로를 용서하는 사랑과 회개의 삶을 해 나가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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