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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시 <침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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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묵 (이 해 인 수녀)
맑고 깊으면 차가워도 아름답네
침묵이란 우물 앞에 혼자 서 보자
자꾸 자꾸 안을 들여다보면 먼 길 돌아 집으로 온 나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이끼 낀 돌층계에서 오래 오래 나를 기다려온 하느님의 기쁨도 찰랑이고
‘잘못 쓴 시간들은 사랑으로 고치면 돼요’ 속삭이는 이웃들이 내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고
고마움에 할 말을 잊은 나의 눈물도 동그랗게 반짝이네
말을 많이 해서 죄를 많이 지었던 날들 잠시 잊어버리고
맑음으로 맑음으로 깊어지고 싶으면 오늘도 고요히 침묵이란 우물 앞에 서자 -----------------------------------------
봄비 내리는 이 아침
언젠가 피정하면서 적었던 저의 짧은 시 한 편. . .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엽서 한 장 부치듯 놓고 갑니다.
늘 주님의 은총 속에 고요하고 겸손하고 성실한 하루 하루를 보내시고..... 마르지 않는 기도의 샘에서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부산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빗 속에 지는 꽃잎들을 바라보는 작은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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