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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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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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 [cskim74] 쪽지 캡슐

2000-10-11 ㅣ No.1891

  대희년의 여명을 기다리며 대림촛불이 하나씩 밝아오던 작년 그믐 달, 한 모임에서    "올 한해에 배우자의 가장 고마운 모습"에 대한 나눔시간이 있었읍니다.  여기 나의 님 엘리사벳을 노래한 글을 띄우며, 굿뉴스 회원님들의 가정에 사랑이 충만함을 기원드림니다.

 

  "사랑하는 엘리사벳,

새 천년의 빛을 소망하며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맞을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시는 줄 압니다.  금년 한해도 IMF 바람은 그칠새 없이 불어왔었죠.  하여 박봉이던 월급봉투가 더욱 얇아졌으니 집안 살림도 지난해 마냥 쪼들리긴 마찬가지였겠지요.  공부하던 아이들 조차도 일터로 나가게 되었으니 시련이야 오죽 했겠읍니까.

 

  두 아이들 모두가 청장년이라 머리가 더 굵어졌기에 어디 고분고분 순종하지도 않는 틈새에서 마음 아파하던 당신의 모습을 바라보고서도 따뜻한 위로도 제대로 못했던 나였지요.  "다 큰 아이들이 어디 내 자식인가요."라고 혼잣말 하면서 가난한 마음으로 돌아갔던 당신.....  굴렸던 묵주알은 몇섬이며, 바쳤던 장미화관은 그 얼마 였던가요. 고통속에서 인내하며, 세상의 유혹도 뿌리치고, 청아한 모습으로 생의 여정을 걸어가시는 님의 모습에서 나는 또 하나의 십자가의 길을 발견합니다.

 

   더구나, 늘 회사일에 옆도 안 돌아보던 나를 그토록 자유롭게 해주시었지요.  나 그대를 말없이 사랑하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제사 편안한 마음으로 그대의 진실된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대가 내겐 더 없이 밝은 거울 이였기에 나 스스로 나의 모습을 환히 비춰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이렇게 우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만날 수 있었기에 나 그대를 진정 사랑합니다.  님의 거울을 마련해 주신 주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세세에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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