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부활 메시지 - 감사와 사랑을 통해 부활의 삶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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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9-04-12 ㅣ No.495

 

2009년 부활 메시지

 

감사와 사랑을 통해 부활의 삶을 살아갑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다시 온 세상에 신비로운 생명의 새싹이 움터 나오는 풋풋한 봄과 함께 기쁜 부활을 맞이했습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세상 모든 이들과 특별히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은 죄인들의 손에 죽음을 당하신 예수님을 사흘 만에 죽음에서 일으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진리와 사랑과 생명이 죄와 불의와 죽음에 굴복하지 않고 결국에는 승리한다는 것을 증거합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인간 생명의 끝이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한 생명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만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허망하겠습니까? 사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신앙은 모두 헛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코린토1서 15장 14절 참조).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을 극복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인간에게 가장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죽겠지만,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복음 11장 25-26절)라고 하셨던 약속처럼 우리도 영원히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완전히 새롭게 변화되어 과거의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다시 용기백배하여 예루살렘에 모여 교회를 세우고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무엇이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지를, 무엇이 우리를 죽음과 죄악에서 구해주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한마디로 부활을 믿는 것이며 그리스도 신자란 부활을 믿고 부활의 삶을 사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은 부활을 맞이해서 새로워져야 하겠습니다. 부활의 삶이란 무엇보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으로 변화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랑은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마태오복음 19장 19절). 우리가 변화된 부활의 삶을 충실히 살 때 우리 사회에는 주님의 부활의 은총인 평화가 흘러넘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지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주제로 감사과 사랑의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남기고 가신 사랑의 유산을 이어받아 우리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감사와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우리의 삶 속에서 부활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종교를 넘어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우리 사회 전반에 영양과 활력을 제공하는 범국민적인 정신 운동으로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들부터 구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비록 작은 감사와 사랑의 실천이라도 많은 이들이 함께한다면 우리 사회에 좋은 열매들을 맺고 결국에는 큰 기적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도 지혜롭게 해결하는 실마리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가난하고 불쌍하고 억울한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모든 인간의 모든 삶은 사랑으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로마서 13장 10절 참조).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우리 사회에 빛과 희망을 다시 비출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천 년 전 주님의 부활을 통해 초대 교회는 절망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부활의 믿음으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우리 안에 흘러넘치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4월 12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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