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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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를 버리지 못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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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진 신부 [jinluke] 쪽지 캡슐

2001-03-11 ㅣ No.2074

 

오늘 복음 말씀에서 처럼 우리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온전히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버리지 못해 하느님의 음성보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이며 사는 모습일 때가 많다. 이에 아름다운 기도

한편을 띄웁니다.   

 

 

 자기를 버리지 못할 때

 

 

 

        주님, 저에게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어지럽게 흔들리는 마음의 저를 버리지 못해

        저는 너무나도 비천한 생애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님, 제 영혼의 회색 안개들을 거두어주소서.

        교만의 안개,

        게으름의 안개,

        불안의 안개가 앞을 가리고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푸르게 빛나는 촛불 하나를 켜게 하시고,

        안개 걷힌 빈 집에다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채워주시어,

        아름다운 하느님의 숲

        아늑한 개울가에서 고통의 짐을 풀게 하소서.

         

        주님, 제 영혼에 가득 찬 검은 연기들을 없애주소서.

        이기심의 연기,

        불만의 연기,

        자기 폐쇄의 연기가 저를 채우고 있습니다.

        저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한 어둡게 만드는 것들을 없애주시어,

        저로 하여금 단순하고도 투명한 영혼으로 하늘을 숨쉬게 하소서.

        제 자신을 버리고 사물을 바라보거나 떠올릴 때,

        제 영혼에는 하느님의 상쾌하고도

        따스한 평화가 어리는 것임을 체험하게 하소서.

        저를 깨끗이 비울 때, 비로소

        순간에서부터 영원의 물소리를 듣게 되는 것임을

        체험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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