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정 추기경, 시국 관련 농성자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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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8-08-27 ㅣ No.380

 

8월 27일(수) 오후 4시 30분, 정진석 추기경은 천주교 신자 3명을 만나 3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지난 23일(토)부터 서울대교구청 경내에서 ‘촛불시민 공안탄압, 방송장악 저지를 위한 추기경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해왔다.

면담자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KBS 앞에서 촛불을 들고 사회 정의를 외쳐왔으며 더 이상 어느 곳에도 기댈 수 없고 도움을 청할 수 없어 서울대교구청을 찾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거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면담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의 어른으로써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면담의 목적을 밝혔다.

면 담 요 청 서

 

“존경하는 추기경님! 저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아무런 권력도 재력도 없는 일개 시민들의 촛불입니다. 어느 단체가 아닌 그저 이 나라, 이 민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언론에 비춰진 저희들의 모습을 보지 마시고 저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작지만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저희가 천주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라가 힘들고 어려워 질 때면 항상 앞에 나서서 민초들의 아픈 상처와 고통을 어루만져 주셨기 때문입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 때에도, 수많은 사제들이 정권의 탄압을 받고 옥고를 치르셨습니다.

지금의 천주교를 믿고 의지하는 민초들의 마음에는 힘들 때면 항상 같이해 주시는 천주교가 있기에, 부당한 권력에 맞서서 싸울 수 있고 천주교를 버팀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모든 이에게 사랑하라는 마음으로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저희의 100일 동안의 울부짖음으로 인한 마음과 몸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시기 바랍니다…”

면담자들은 솔직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노력했고 정 추기경은 경청을 했다. 특히 요즘 시위현장에서 폭력화 되어가는 경찰 강경진압의 부당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면담자들은 그밖에도 자신들이 겪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교회가 사회 정의의 실현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동참이 필요하다는 참석자의 요구에 대해 정 추기경은 “여러분들의 진실한 마음과 교회와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가톨릭이 과거에 비해 중산화 되는 것 아니냐, 기득권층에 안주하는 종교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염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끊임없이 쇄신되어야 한다. 나 자신부터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 가톨릭교회가 소외받는 사람들, 그리고 부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억압당하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고 그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특별히 우리 사제들이 새사제가 되었을 때의 초심의 마음으로 소외받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의 진정한 벗이 되어 세상에 정의를 구현하고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사제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참석자들의 요구에 대해 정 추기경은 “지난번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말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의 다양한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줄 것을 바란다. 대화하고 또 대화하고 하다보면 소통이 되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부족하지만 국민의 뜻과 함께하고 행동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면담을 마치는 자리에서 면담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면담을 마친 이들은 부득이하게 교구청에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고 5일 동안의 단식을 끝내고 귀가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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