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시몬]성지순례기 - 한덕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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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03 ㅣ No.246

원래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터는 솔뫼라는 것을 대부분 아실겁니다.

하지만 김대건 신부님의 집안도 박해의 소용돌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김대건 신부님의 집은 양지의 골배마실이라는 곳으로 피난을 갑니다.

 

이곳 한덕골은 그 피신길에 잠시 머물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 입니다.

 

한덕골을 가기위해서는 미리내에서 애덕고개를 넘어 5-6km정도를 걸으면 영보성당

이라는 곳이 나오고 거기서 다시 30분정도를 걸으면 오른편으로 한덕골을 알리는

푯말이 보입니다. 한덕골을 들어가던중 ’여울목’이라는 안내표시가 자꾸 나오길래

도대체 어디일까...그리고 무엇하는 곳인가..하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10분정도를

들어가니까....’여울목’은 다름아닌 한식집이었습니다. 허무한 마음으로 다시 길을

돌아오니 바로 그곳이 한덕골 이었습니다.   

 

신부님이 피신할장소로 정말 안성맞춤인 것 같았습니다. 외지지도 않으면서 골배로 넘어가기 전에 길. 그곳에서 산하나를 넘으면 바로 양지이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이곳에서 잠시 몸을 숨겼다가 골배마실로 넘어가셨을 것입니다.

한덕골은 별장이나 전원주택으로 가득했습니다.  이곳이 정말 성지라고 부를

수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모습이건 이마을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적잖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덕골을 계속 빠져나오면 신원골프장으로 가는 입구로 나오게 되는데 거기에

뜻밖에 ’이윤일 성인묘’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윤일은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교우들에게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도 하였고 회장의 일도

겸했었습니다. 포졸들이 들이닥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지않고 되려 ’왜 이제

오느냐고 묻던 성인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성인의 묘비를 보니 가슴이

찡햇습니다.

얼마나 가면 묘를 갈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에 안내를 맡고 있는 경비아저씨에게

물었더니 아저씨도 모른 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석을 보고 올라갔다가 허탕을 치고 내려온다더군요...

자세한 안내가 없는 것이 참 아쉬었습니다.

 

천리로 나가는 트럭을 잡아타고 용인터미널로 돌아왓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 주문모 신부님을 모셔온 윤유일성인의 묘와 단내(정은바오로묘)성지가

백암리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이동을 하여야 했기때문이빈다.

 

터미널에서 백암리까지는 버스로 40분거리에 있엇습니다. 버스는 자주있었구요.

백암리에서 성지로 가기위해 택시기사분께 길을 물으니 호법방면으로 계속 가라고

합니다. 백암리에서 국도로 나와 성지로 가기위해 히치하이킹을 하였는데

덤프트럭을 운전하시는 아저씨께서 태워주셨습니다. 아저씨는 제가 천주교 신자고

현재 성지순례 중이라고 말씀드리니까 반가워하시면 본인도 신자고 집안이 대대로

구교를 따르는 집안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조께서는 해미에서 순교를 하신분도 계

신다고 하시더군요...해미에 대해선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알려져 잇는 순교자보다

이름모르게 돌아가신 무명순교자가 더 많은 성지입니다.

 

아저씨의 트럭을 타고 한참을 가는데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아저씨가 지도를 보자고 하셨습니다. 아뿔싸...

그만 제가 방향을 잘못잡아서 엉뚱한 곳을 알려드린 것입니다.

아저씨의 트럭을 타고 다시 백암리에서 단래로 들어가는데 이미 해가 저물어서

하는 수 없이 백암에서 묵기로 하였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아저씨께 다시한번 감사를드립니다.

 

내일은 단내정은바오로묘와 윤유일묘, 죽산이진터로 해서 백곡공소로 이동하게

됩니다. 단내성지에서 윤유일묘는 산길로 6km가 이어져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산길이 멀더라구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계획이 현실에서는 도보성지순례가 되어 가고 잇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성지가 길가에 나와 있거나 버스편이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그 근처까지만 가고 나머지는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발에 물집이 박혔습니다...내일은 또 어찌 걸어야 할지...

 

주님..저는 주님만 믿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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