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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영 작가 “강정투쟁, 역사가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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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inuit-_] 쪽지 캡슐

2013-05-29 ㅣ No.2238

[2013 제주생명평화포럼] 평화토크에 나선 현기영 작가

“강정투쟁, 역사가 기억할 것”

 

   
▲ 28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3제주생명평화포럼에서 현기영 작가가 4.3과 강정을 주제로 '평화토크' 패널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4.3을 처음 세상으로 끄집어낸 현기영 작가가 “강정과 4.3은 함께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정마을회, 군사기지 범대위, 해군기지 저지 전국대책회의는 28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그대 이제 평화를 꿈꾸자!’라는 주제로 2013생명평화포럼을 열었다.

첫 순서는 <순이삼춘>의 저자이지 한국현대문학계의 거목 중 한 명인 현기영 소설가와 김수열 시인이 함께 한 ‘평화토크’. 이 날 대화는 4.3과 강정이라는 두 개의 큰 주제를 오고가며 진행됐다.

현 작가는 구럼비 바위 위에 지어지는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나타냈다.

현 작가는 “4.3에서는 인간이 대학살 당했다면 강정에서는 자연이 대학살을 당한 것”이라며 “자연이 뭐가 대수롭냐고 말하는데, 그 현무암 바위들, 그리고 밀물이 담긴 작은 웅덩이, 그 속에 작은 생물들... 신이 내려준 이 1.2km의 회화작품은 수억년의 시간을 거쳐 늙었으면서도 새롭다”고 표현했다.

그는 “영상으로도 그 아름다움과 감촉은 담지 못할 정도인데 이걸 군사작전 하듯이 펜스를 쳐버리고 박살내 버린 것이 대학살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며 “이 자리가 학살당한 그 아름다운 것들을 위해서 애도를 표하기 위해 앉아있는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으면 미래 없어...‘일베’ 되먹지 않은 소리 하고 있다"

 

   
▲ 28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3제주생명평화포럼 '평화토크' 순서에서 현기영 작가와 김수열 시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4.3을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전하고, 기억되는 역사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 방청객이 ‘겪어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4.3의 가치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고 묻자 현 작가는 “참 난감하고 어려운 문제”라면서 예술의 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4.3의 진실이 무엇인지 예술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 곧 평화교육”이라며 “지금 다소 내용물이 정교하지 못한 4.3평화박물관에 문학, 연극, 미술, 영화 등이 상설로 전시되고 상영될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문제가 나오자 김 시인도 말을 보탰다. 김 시인은 “교사로 재직하는 입장에서 4.3특별법이 제정이 될 때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4.3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봤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예물들이 늘어나고, 이것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도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역사교육 얘기로 발전하자 현 작가는 국사가 필수과목에서 제외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떻게 우리나라가 역사교육을 이렇게 등한시 하는 나라가 됐냐”며 “역사공부를 그렇게 안하니 일간베스트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렇게 되지 않는 소리를 하면서 역사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4.3이나 5.18을 훼손하고 폄훼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며 “역사도 모르면서 어떻게 미래의 공동체를 꿈꿀 수 있냐”고 반문했다.

“여러분이 하는 일 역사에 기록될 것”

 

   
▲ 28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열린 2013제주생명평화포럼에서 현기영 작가가 4.3과 강정을 주제로 '평화토크' 패널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그는 “4.3과 강정은 같이 가야한다. 강정에서도 4.3얘기를 하며 같이 동행해야 한다. 둘 다 세계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격려와 안타까움도 전했다.

“6년이 넘는 그 막대한 세월을 지나며 느끼는 피로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며 “하지만 생존권 투쟁에서 시작해 생태의 문제, 자연의 문제까지 강정이 세계적으로도 평화운동의 큰 성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의미를 밝혔다.

또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은 분명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마땅히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사업이니까 무작정 따라가야 한다는 노예근성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평화토크를 시작으로 3일간의 일정에 돌입한 제주생명포럼은 제주벤처마루 일대에서 해군기지 토론회, 영화상영, 문화제 등을 진행한 뒤 30일 오전 10시 제주포럼이 열리는 서귀포시 표선 해비치 리조트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마무리 된다.

생명평화포럼은 제주평화를 테마로 시작된 제주포럼이 사실상 제주 최대 현안인 제주해군기지 문제나 한반도 평화에 대한 문제를 진정성있게 다루고 있지는 못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대안적 학술행사다. <제주의소리>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29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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