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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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방망이 든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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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1-01-03 ㅣ No.16448

 오늘은 저희 본당의 작은 수녀님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그러니까 비닐하우스를 임시성전으로 쓰고 있을때 수녀님은 오셨더랬어요.

 

그때까지 저희 본당엔 수녀님이 안계셨기에 저희 신자 모두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수녀님을 반기어 맞이 하였지요.

 

그때오신 큰 수녀님은 얼마후 다른곳으로 가셨지만 작은 수녀님인 휘데스 수녀님은 지금껏 저희 본당에서 크고 작은 궂은일을 마다않고 계신답니다.

 

당신은 저희 성당에서 제일 미인이시다고 끝까지 우기고 계시지만 약간은 똥똥하신 체격에 장난끼 넘치는 얼굴이 아주 편안하답니다.

 

주일학교 아이들 교육 시키실때에는 지금은 그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야구 방망이를 들고 군기를 잡으시는 모습이 모든 이로 하여금 친근하게 느껴지죠.

 

물론 주일학교 아이들에겐 공포! 그 자체랍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알지요. 한번도 그 야구방망이로 아이들을 구타하는 일은 없거든요.

 

하지만 우리 순수한 어린이들은 사색이 되어 수녀님 야구방망이만 봐도 떠들던 입이 합!하고 눈치만 본답니다.

 

어떤 주일학교 어린이가 수녀님께 보낸 편지에는 "우리 성당에서 제일로 이쁜 수녀님! 제발 야구방망이로 저희들을 괴롭히지 마세요."라는 깜찍한 내용도 있답니다.

 

그리고 어찌나 아이들에게 우리 성당에서 제일로 이쁜 수녀님이라는것을 세뇌 시켜놓았는지 지금도 저희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우리 성당에서 젤루 이쁜 사람이 누구야? 라고 물으면 0.1초의 주저함도 안걸리고 "휘데스 수녀님이요~~"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한답니다.^^

 

저번 성탄제때도 공연이 끝나고 신부님, 수녀님들의 마지막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수녀님은 제대에 올라가시어 마이크를 잡고는 "여러분! 우리 성당에서 젤루 이쁜 사람이 누구죠?"라고 하니까 이구동성으로 성당이 떠나갈듯이 "수녀님이요!!"라고 대답하는데 제의방에서 산타 분장하고 기다리던 제가 다 뛰어나갈려고 했다니까요.

 

"여러분! 거짓말 하면 못써요!!"하고요.(하긴 그랬다가는 전 반은 죽습니다.)

 

그럼 우리 수녀님이 어린이들에게만 그러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입니다.

 

물론 우리 청년들에게야 공포의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시진 않지만 공포의 헤드록은 가끔 한답니다.

 

한번은 제게 좋은 색시감을 소개시켜 준다고 하시길래 제가 겁없이 말했었죠.

 

"만일 그 처자가 수녀님 닮았다 하면 전 그길로 바로 개종(改宗)합니다."라고 말했다가 공포의 헤드록에 걸려 몇초간 켁!켁! 거렸답니다.(오! 주여~~)

 

성당에서 만나면 반갑다고 제가 팔이라도 벌리면 아무 거리낌없이 저를 와락 끌어안으시는 우리 수녀님입니다. 하긴 저뿐이 아니죠.

 

우리 수녀님 안안아본 녀석들 없을걸요?

 

항상 명랑하시고 가끔 저희와 레크레이션이라도 같이 하는날이면 아주 적극적으로 "아아싸~똥퍼!!"(이 게임 아세요?)를 외치시는 정말 친근하신 분이시지요.

 

한번은 저희 성당 게시판에 "똥"이라는 엽기적이고 꾸밈없는 자작시를 올리시어 저희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신 정말 꾸밈이 없으신 분이시죠.

 

저희 성당 체육대회때는 자매님들 집단 축구를 시키자 긴 치마자락 펄럭이시며 호나우도 저리가라 볼을 차대시는데 완전 우피 골드버그의 시스터 액트를 연상시킨답니다.(헉! 아...아닙니다. 외모는 절대 안닮았습니다.....휴우~~그..공포의 헤드록...)

 

항상 명랑하시고 꾸밈이 없으신 분이시지만 성당의 각종 궂은일은 한번도 찡그림없이 도맡아 하시는 일꾼이시기도 하시지요.

 

누구보다 어린이를 사랑하시는것을 이 피터팬은 아주 잘 알지요.

 

그리고 누구보다 그분께 가까이 가 계신 분이란것도요.

 

언젠가는 저희 성당을 떠나시게 되겠지만 만일 그때가 되면 제가 아주 섭섭할것 같군요.

 

저희 모든이의 연인이신 휘데스 수녀님 사랑합니다!!

 

-오늘 이렇게 아부해야 저 이번주일날 편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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