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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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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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3-21 ㅣ No.31162

 400여명의 교우 중에서 138명이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오늘 하느님의 사랑을 두번 체험했습니다.

 

 첫째는 하느님께서는 원하는 만큼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성지순례 신청을 147명이 하셨습니다. 버스 3대의 정원은 138명입니다. 45인승 버스에 46명까지 탈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9분 때문에 버스를 한대 대절 할 수 없어서 본당의 15인승 봉고를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불편한 봉고에 타실 분이 계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몇몇 분께 전화를 드리니 모두들 불편을 감수하고 운전까지 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이런저런 이유와 사정으로 딱 9분만가실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버스 3대에 단 한 명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성지순례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더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성지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본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을 모셔다 드리고, 성당의 정리를 어느 정도 마칠 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제도 우리 지역에는 산불이 몇 군데서 났습니다. 너무 건조하고 가물어서 조그만 실수에도 산불이 났습니다. 어제도 헬기로 물을 퍼서 불을 끄기도 했고, 윗동네도 큰일 날 뻔했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는 겁니다. 그것도 이슬비가 아니라 소낙비가 내립니다. 지금도 내립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걱정했는데, 아직 하느님을 믿지 않으시는 분들도 몇 분 가셨기 때문에 걱정했는데 단비가 내려줍니다. 마치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내린 것처럼 비가 내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정말 원하는 그만큼 사랑을 주십니다.

 

 오늘 문득 어릴 때 국어시간에 읽었던 동화가 생각납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매서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님"이라는 그 동화 말입니다.

영희와 철수 그리고 바둑이도 생각나고, 눈이 오면 수업을 하지 않으시고 눈싸움을 함께 하셨던 선생님도 생각납니다.

꼭 따지지 않아도,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다 알았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아!  아이들이 탄 버스를 타고 왔더니 마음이 그만큼 맑아졌나봅니다.

무서운 이야길 해달라고 해서 쪼금 무서운 이야길 해 주었더니 무섭다고 소리를 지르는데 그 소리가 더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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