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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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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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6-26 ㅣ No.3795

6월 27일 연중 제 12주간 목요일-마태오 7장 21-29절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현장주의>

 

월드컵 본선에 오른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적과도 같은 선전에 우리 모두가 꿈처럼 달콤한 나날을 보내는 이 순간에도 생사의 기로에 선 동포들이 수없이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그들은 삶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있는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지만, 그 마지막 시도조차 좌절되기도 하고, 대사관 진입에 성공하더라도 워낙 복잡한 사안이라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망명 사건이 발생될 때마다 해당 국가들은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기에 주로 피해를 보는 쪽은 망명 희망자들입니다. 난민 사건은 국가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이고, 엄청난 문제이기에 이런 문제 앞에서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전쟁난민이나 인권과 관련된 문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생존문제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될 때마다 서릿발같은 어조로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해온 할머니가 한 분 계십니다.

 

75세 나이의 오가타 사다코, 전 유엔난민담당관 할머니는 얼마 전 중국 선양 일본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탈북자 망명 좌절 사건과 관련하여 일본정부를 향해 따끔한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망명 희망자가 오면 간단히 문전박대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것을 잘 음미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그녀는 이번 사건 외에도 위험에 처한 난민이 발생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와 개인 독지가들을 설득하여 연 10억 달러 기금 모금하여 탈북자들의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 용감한 할머니의 말씀은 언제나 매섭기만 합니다. "난민은 죄인이 아닙니다. 난민을 만든 정치와 국가, 정부가 책임질 일입니다." 자신의 모국인 일본정부를 향해서는 "경제대국 일본은 돈을 내십시오. 그리고 돈뿐만 아니라 인력도 지원하십시오"라며 일본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 정도로 난민구호기금 모금에 열정적이었습니다.

 

최근 그녀는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규정하고 탈북자 보호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외면하고 있고, 중국은 인도적으로 부당함을 알면서도 북한과의 외교 문제 때문에 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 할머니는 몽골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사무소를 통해 탈북자들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유엔에서는 마침내 탈북자들을 공식 난민으로 인정하였고 중국, 북한에 통보하였습니다.

 

일본의 연로하고 자그마한 할머니 한 분이 자신의 동족도 아닌 북한 난민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데, 북한 난민들의 동포이자 혈육인 우리는 과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행동하는 신앙인"이 될 것을 요청하십니다. "나더러 주님 주님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고 말씀하십니다.

 

오가타 사다코 할머니는 철저하게도 행동하는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분의 신조는 현장주의입니다. 일단 현장을 보지 않고는 발언하지 않는다는 일념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현장으로 달려가서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전념하였습니다. 그녀는 숱하게도 전쟁난민 지역을 직접 방문해서 자신의 눈으로 참상을 확인하였고, 그것을 각국에 전달해 전 세계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하루의 삶이 보다 구체성 있는 삶, 보다 현실성 있는 삶을 통한 행동하는 신앙인으로써의 삶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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