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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예수님의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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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rmskfk] 쪽지 캡슐

2015-10-21 ㅣ No.859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님성서연구소에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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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경 11-06-23 15:38

예수님족보를 루카와 마태오 복음이 달리 소개하는 이유를 밝히기 전에 한 가지 사전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먼저 루카가복음의
족보는 완전한 계보지만 마태복음의 족보는 부분적 계보다. 14대씩으로 나뉘어져 있는 마태복음의 족보는 완전한 계보라고 할 수 없다.
이 두
족보는 둘 다 다윗을 거쳐, 아브라함까지 이어진다. 마태오의 족보는 유다인의 조상인 아브라함에서 시작하여 다윗을 통해 내려온 왕의 계보임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리던 메시아 그리스도임을 처음부터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루카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예수님족보를 아담까지 거슬러 올라가 예수 그리스도가 온 인류를 위한 구원자라는 사실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아담으로부터 창조세계 안으로 죄와 죽음이 들어왔고, 그래서 온 인류를 위해 구원자이신 예수님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복음사가의 관점의 차이가
족보의 차이를 가져왔다. 유다인의 관점이 강한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의 시작을 아브라함에게서 찾았다면 온 인류의 입장을 대변하는 루카 복음은 예수님의 시작을 아담과 더 나아가 하느님에게서 찾았다. 족보가 단순한 가계도가 아니라 이처럼 신학을 담은 문제였다면 어느 족보가 옳고 그르냐하는 것은 복음사가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족보를 통해서 사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신학적 내용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한편, 요셉의 아버지에 관한, 마태 1장과 루카 3장 사이의 차이는 교부시대부터 관심을 끌던 문제였다. 다마스쿠스의 요한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여러 학자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어 놓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요셉이 엘리의 친아들이 아니라 법적인 아들, 곧 사위나 양자였으리라는 견해다. 특히 엘리는 마리아의 아버지였고 요셉은 혼인을 통해 엘리의 법적인 아들이 되었으리라고 하는 견해가 많다. 이스라엘에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가업을 물려 줄 아들이 없을 때(민 27:1–11, 36:1–12), 사위가 법적으로 아들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요셉이 마리아와 결혼했을 때, 모세의 율법에 따라 엘리의 아들이 되었으며 마리아 집안의
족보에 합법적으로 포함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말 성경에는 “요셉은 엘리의 아들”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리스어 성경에는 ‘아들’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저 “요셉은 엘리의 (것)”로 되어 있을 따름이다. 그리스어 성경에서 ‘아들’이 사용된 곳은 23절, “사람들은 그분을 요셉의 아들로 여겼다”라는 구절뿐이다. 어쨌든 루카가 요셉이 엘리의 아들이었다고 말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이렇게 해서 요셉의 아버지가 루카와 마태오에서 달리 소개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이 설명은 족보의 나머지 부분도 차이나는 이유까지 설명한다. 루카복음의 족보는 마리아의 족보였으며(요셉의 이름은 법적 아들로서 기재됨), 마태오복음의 족보는 요셉의 족보였기에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학자들은
족보의 사실성 유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족보를 통해 복음사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복음들 간의 차이를 오류로 볼 것이 아니라 신학적 견해 차이로 본다면, 드물지 않게 발견되는 차이들이 성경 봉독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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