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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안테나(28)-돈,돈,돈 가브리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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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2-03-19 ㅣ No.31067

             돈, 돈, 돈 가브리엘레

 

십자가를 안테나로!

 

   로마에서는 사제를 부를 때 "빠드레(Padre)" 혹은 이름 앞에 "돈(Don)"을 붙이곤 합니다. 따라서 수사님들이나 수녀님들이 저를 부를 때는 늘 "돈 가브리엘레(가브리엘 신부님)"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돈"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늘 당황해했었고 어색할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저에게 "돈 가브리엘레"라고 부르는 콜롬비아 신부님께 "제발 돈은 이름 앞에 안 붙였으면 좋겠다"고 하니 "도대체 왜 그러냐?"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심각하게 "우리 한국에서는 "돈"이라고 하면 좀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첫째, 돼지를 "돈"이라고 한다. 둘째, 정신이 이상한 사람을 "돈사람"이라고 한다. 세째, 금전을 "돈"이라고 한다." 라고 대답해놓고, 서로 배꼽을 잡고 한참 웃은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에 어느 시골신부님이 판공성사를 도와주고도 서울의 동창신부가 준 기름값(?)을 안 받아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저희 협력자회 일일피정에 강의를 해주신 어느 선생님이 강사비를 안 받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그동안 살아온 저의 삶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입으로는 "돈 가브리엘"이라고 부르면 싫다고 하면서 그동안 실제로는 저는 돈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수년간 수도회의 협력자(성소후원)회를 맡다보니 매월 좀더 많은 후원을 받을려고 노력했고 또 그 후원금이 목표액을 초과달성하면 마치 제가 한달을 잘 살은 것처럼 착각을 하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끔 본당에 도서선교에 나갔을 때도 "돈이 아니라, 신자들의 영혼!"이라고 강조한 창립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의 권고를 망각하고, 그날 "얼마나 그 본당 신자들에게 적절한 책을 권했는가?" 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얼마나 책을 많이 팔았나?"로 그날 도서선교 결과를 평하기도 했었답니다. 그리고 판공성사기간에 고백성사를 도와달라는 본당이 있으면 소위 기름값을 주는 본당을 우선적으로 도와주기도 했었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돈으로 평가하다보니, 제가 어렵게 모아온 후원금을 수도회에서 낭비하는 것 같아 선배들를 미워하기도 했었답니다. 정말 그동안 저는 "돈 가브리엘"이 아니라 "돈, 돈, 돈 가브리엘"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는 "역겨운 돈냄새"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사제"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 회원님들의 기도중에도 부족한 저를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를 풍기게 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이 향기는 구원받을

 

사람에게나 멸망당할 사람에게나 다 같이 풍겨 나가지만 멸망당할 사람에게는 역겨운

 

죽음의 악취가 되고 구원받을 사람에게는 감미로운 생명의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향기의구실을 아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파는 잡상인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파견을 받고 하느님 앞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읍니다. "(2고린 2, 14 - 17)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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