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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퍼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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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수 [fr1004] 쪽지 캡슐

2000-11-11 ㅣ No.2055

 

 

 

초등학교에 다니는 꼬마가

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댁에 갔다.

할머니댁 마당에는 녹슬은 펌프가 을씨년스럽게 놓여 있었다.

꼬마는 힘겹게 펌프질을 했지만

아무리 힘을 들여도 펌프에서는 물 한방울 나오질 않았다.

그러자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얘, 물 한바가지를 부어보렴...

그럼 물이 펑펑 솟을 꺼야...

사랑도 그렇게 하려므나>

물을 머금은 펌프는 신기하게도

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샘물처럼....!

 

한방울의 물이 양동이 하나로 돌아오듯이...

사랑은 어쩌면 펌프랑 같은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너무 큰 존재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자신의 작은 배려를 쏟아내기가 그렇게 버겁고

쑥스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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