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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프란치스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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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연 [chiara2] 쪽지 캡슐

2004-05-28 ㅣ No.10353

 오늘은 그가 떠난지 23일째!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즐기던 그였다....

"간암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우린 한 없는 회개를 하였다.

너무 많이 먹은 것에 대하여....

매사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이 지나쳤던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사람 좋아하고, 분위기 좋아하고, 그래서 때로는 아낌없이 주었지만

그 모두를 우린 절제했어야 했다.

 

 삼겹살을 먹는 날

내가 상을 차리면 고기판을 달구고, 매운 파채를 만드느라고 눈물을 흘리던 사람,이리저리 뒤집어가며 고길 굽고 버섯을 구우며 우리에게 한 입씩 싸서 넣어주던 사람!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이라 했던가? 그러기엔 아직 2년은 남았는데... 평소 성격이 급하긴 했어도....참으로 바지런 했던 사람!

아직 하늘의 명을 기다릴 준비가 안된 것 같은데 그는 우리 곁을 떠나갔다.

 

 "주님이 인류구원을 위해서 십자가를 지신 것" 처럼 자신은 우리 가족을 위해서 이 세상 나쁜 것은 다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남아 있는 나와 아이들이 잘될거라 믿는다고 했다. 특히, 우리의 늦둥이 토마스아퀴나스가 정말 잘 될거라 믿는다고 했다.

 투병생활 동안 모든 것을 하느님 중심으로 생각하고 다 받아 들이고 자신을 정리하는 모습에 오히려 힘들어서 짜증냈던 내가 부끄러웠다.

 

 "우린 하느님을 잊으면 정말 안되네, 모든 걸 다 준비하셨나봐. 수민이 태어난 것, 새 집으로 이사하게 된 것, 처제네랑 같은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것, 모두가.... 새 집에 우리가족들을 남겨두고 가서 난 행복하다고 생각해........" 난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렇게 입주날을 기다렸는데 겨우 열흘 정도 밖에 못 살아 본것이 너무도 불쌍해서.

" 울지마, 난 괜찮아.... 나 진짜로 자네 좋아했네 그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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