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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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ㅣ No.4968

요즘 이런 저런 마음의 갈등, 신앙의 흔들림 등으로 속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우연히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남편은 무신론자이구요, 하지만, 제가 성당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교회나 성당 다니는 평범한 수준의 신자들보다는  더 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 중 하나일 거라고 결혼 생활을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종교든 인간의 나약한 마음이 만들어 낸 하나의 필요적 의식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남편이 던진 말 중...요즘의 저에게 가장 참혹하게 들렸던 말이 있습니다.

 

"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옳다고 생각한다. 신이 있다고 하기엔 세상의 부조리한 수준이 과다하고,  신이 있었더라면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을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났고,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나치들에게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유태인들... 정치적 이유로 몰살 당했던 민주 항쟁 때의 무고한 목숨들... 실미도 사건 등등... 그 모든 것을 인간이 알 수 없는 신의 드 높은 뜻이란 건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그런 신이 있다면 그건 잔인한 신이고, 없어져야 할 신이다. 

 

그런 잔인하고 악한 신이 있다고 믿고 싶지 않기에 나는 차라리 신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귀신도 없다. 귀신이 있다 하더라도 아무 힘도 없는 게 분명하다. 그렇게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도,  수많은 목숨을 희생한 댓가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짐승보다 못한 원수를 그냥 둘 리가 있겠는가? "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를 통해 구원받는 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고, 그 죄가 누구로 인해 사해질 수도 없는 것이고...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도 어쩔 수 없이 내가 짋어져야 할 몫이 있다.  죽을 때 까지 자기 완성, 인격 수양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그건 늘 나를 돌아보는 삶의 태도로서만 가능한 것이지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너무나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고, 솔직히 미사 드리면서 신부님에게서도 이만큼 피부에 다가오는 강론 말씀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무신론자이지만,  착한 사람인 저희 남편의  이유있는 '무신론'에 반박 좀 해주실 분 계신가요?

 

진정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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