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정에서 만났던 서울할망을 다시만나게 해주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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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월3일 ~ 9일까지 남편 안드레아와 제주도를 다녀왔죠. 세 번째 간 제주도였지만, 주로 풍광이 좋다는 관광지를 돌며 간간이 성당을 찾아 미사 참례했던 두 번과는 달리 이번엔 이중섭과 추사 이정희 박물관 및 김대건 신부님 도착지 용수 성지.. 등 역사가 서린 곳들을 돌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자로서, 엄마로서, 다섯 살 손녀를 둔 할머니로서 정난주 마리아 묘지를 찾아 안내문을 몇 번이고 정독한 뒤 묘 앞에 섰을 때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
26세 남편을 능지처참으로 잃고 하나 뿐인 두 살 아들을 바다 저 편에 떼어놓고 목메어 그리워했을 모정, 37년을 견디어 갔던 그 모질고 모진 시간들을 몽땅 회복시켜 주고 싶은 뜨거움이 울컥 거렸습니다. 더욱이 장성한 뒤의 아들과 편지 한 통조차 주고받지 못했음을 확인하는 순간엔 그냥 자리에 주저앉아 지더군요.
그 아들, 황경한을 떼어 놓고 왔다던 추자도를 당장 가야했습니다. 제주 항으로 갔죠. 허나, 아홉시 반 한 척 뿐이더군요. 돌아오는 배 역시 한 번, 일 곱시 경 추자도 출발이구요. 다음 날 아침의 귀가 항공편이었기에 포기하고 돌아섰지만, 제게 꼭 가야할 곳, 그것도 바로 다음 번 여행지여야 할 곳이 생겼습니다. 추자도. 정난주 아들 황경한의 묘지가 있고, 정난주와 황사영의 후손이자 황경한의 후손들이 지금도 살고 있는 추자도입니다.
깊은 아쉬움을 안은 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었기에 정난주 뮤지컬은 저를 위한 남편의 귀한 선물정보였고 정말 설레고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 할망’을 뵈러 한달음에 달려가렵니다.
벌써부터, 제주도를 다녀오던 날 장롱 문에 크게 적어 붙여 놓은 <정약용 가계 보> 속 서울 할머니가 마치 연애시절처럼 제 가슴을 울렁이게 하십니다. ‘곧 가서 뵙겠습니다. 그 날, 당신과 아들의 재회가 제 안에서 이루어지는 벅찬 기쁨과 환희의 시간이 될 것임을 믿으며...‘ 0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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