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뭐가 허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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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3-03-21 ㅣ No.1992

박재용씨,

남의 주장을 "허풍"이라고 하려면 그 주장을 통틀어 반박할 때나 쓰는겁니다.
그것도 그냥 반박이 아니라 끄집어 내려 비하하며 쓸 때나 쓰는 어휘지요.

그래서, 남의 주장을 "허풍"이라 주장하려면 기본적인 근거는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게 기본이죠. 토론의 기본이 아니라 대화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의 주장 자체를 제대로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또, 알려는 노력조차 없다는데 있습니다.

반박을 하려면 상대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니 엉뚱한 소리, 동문서답이나 어거지로 우기기, 천박한 욕설만 늘어 놓는 것이지요.

붉은말발똥게에 대한 내 이야기가 뭐가 문제인지, 그걸 짚어야지 그냥 사기꾼이라 하면 안되죠.
나는 친절하게 박재용씨가 잘못 알고 주장하고 있다는 근거까지 들어 알려줬잖아요.
상대 주장에 대한 반박은 그렇게 하는겁니다.

평화 이야기는 충분히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허풍은 아니죠.
분명히 가톨릭 교회는 군비 경쟁은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가 꼭 필요한 자위수단이냐, 군비경쟁을 일으킬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느냐..
관점에 따라 차이가 날테고,
제주교구와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한 해군기지 반대측은 후자의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강정의 반대주민이 기회주의자다? 처음부터 나서서 막아야 했다?
아무도 모르게 규정을 어겨가며 유치동의서를 제출했고,
그를 알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반대해온 분들입니다.
당연히 인지하고 처음부터 막은 것이지요.
당시 마을회장을 탄핵하고, 주민투표로 주민의 반대의사를 확인하고...
벌써 수차례, 십수차례 언급이 된 이야기입니다.

찬성이 우세했다고요?
찬성이 우세했는데 왜 규정을 어기고 날치기로 동의를 받고,
왜 주민들에게 탄핵이 되었을까요?
왜 주민투표에서는 그렇게 높은 비율로 해군기지유치 반대에 뜻이 모아졌을까요?

유치당시부터 지금까지 지극히 합법적이고 민주적이었다고요?
그간 정부가, 해군이 불법, 편법을 동원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소리를 하십니까?
모르면 용감해서 그런가요? ^^

잘 모르면 "Re: 1. 민주적 절차 ?"를 참고하세요.
읽고 나서 또 "다 허풍이다" 이런 소리 하지 마시고 반박하려면 근거를 가져 오세요.


제주 해군기지를 환경, 평화, 민주주의 때문에 반대한다.
이게 나만의 주장일까요? 아닙니다.
내 주장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의 주장이기도 하고, 제주교구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환경, 평화, 민주주의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을 허풍이라 말한다면,
정의위원회와 제주교구도 허풍을 치고 있다고 주장하는겁니다.

욕을 하더라도 적당히 하시고, 반박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근거를 갖추고 하세요.
그게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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