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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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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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3-10-03 ㅣ No.5615

우리 집은 저녁 식사 후에

식구들 모두가 운동을 하는 시간이 있다.

가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기도 하고

모두 모여서 축구를 하기도 한다.

 

하루는 축구를 끝낸 후에

한 녀석이 울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인즉, "형들이 패스를 안 해줘서"

"저쪽에 가서 차라고 하니까" 였다.

 

그냥 훌쩍대는 것이 아니라

서럽게 엉엉대며 우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속으로 한숨이 나오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별다른 말을 하기도 어려워

"그래 울어라. 서러울 때는 우는 것이 좋지"

하며 계속 눈물을 닦아줬다.

 

울음을 조금 그치자

지나가는 2학년 막내를 불러서

"형아한테 울지 마"라고 말하고

안아주기를 부탁했다.

조금은 서로가 어색한 듯했지만

아이는 2학년위에 있는 형을 안아주며

위로를 하는 것이었다.

 

5학년 아이가 지나가길래

그 아이도 불러서 막내 아이에게 했듯이

똑같은 부탁을 했다.

 

울던 아이는 조금은 수그러드는 듯했고

울음을 그치자 옷을 벗긴 후에

샤워를 시켰다.

 

그런데 참으로 웃을 수 밖에 없는 일은

한 10분정도 지났나?  아이는 옷을 홀랑 다벗은 채로

웃으며 여기 저기를 다니고 있더라는 것이다...*^^*

 

오늘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이다.

단순하게 가난을 사신 분으로 기억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그분을 평화를 삶을 살아가신 분으로 기억하고 싶다.

 

그저 아무런 어려움도 없고,

마음이 편안한 그런 평화만이 아닌

"내가 죽고서 네가 살아가도록 해주는 사랑이 바탕을 이룬"

그런 평화을 살다가신 분으로 말이다.

 

2학년, 5학년 아이가 4학년 아이에게

조금은 어색한 듯 행했던 그 작은 행동도

우리 집에 평화를 위해 무척이나 소중한 일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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