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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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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08-05-21 ㅣ No.36371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5월 21일 연중 제7주간 수요일
 
 
 For whoever is not against us is for us.
(Mk.9.40)
 
 
제1독서 야고보 4,13-17
복음 마르코 9,38-40
 
 
2006년 봄인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목욕탕의 체중계에 올라가서 깜짝 놀랐었습니다. 왜냐하면 체중계의 바늘이 76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 몸무게는 제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나가는 숫자였지요. 사실 성지에서 매일 바깥일을 하다 보니 항상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성지에서 3년째의 생활에 들어가서 이곳의 일이 편안하게 된 것인지, 75Kg을 넘어 76Kg까지 나가게 된 것이지요. 그러던 중에 정기 종합검진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는 생각했지요.

‘이 상태로 종합검진을 받으면 분명히 비만이나 과체중이 나올 것이다. 딱 5Kg만 살을 빼고서 종합검진을 받자.’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맞습니다. 살이 빠지지 않아서 종합검진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제 몸무게는 얼마 전에도 공개했듯이 81Kg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81Kg이 되어서도 너무나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불과 보름 전만해도 제 체중은 86Kg이었거든요. 운동을 해서 5Kg 감량을 했으니 얼마나 행복하던 지요.

2년 전에는 76Kg인데도 불구하고 절망에 빠져서 종합검진까지 받지 않았는데, 이제는 훨씬 더 많이 나가는 81Kg이라서 더 슬퍼해야 할 텐데 많이 감량을 했다고 이렇게 기뻐합니다.

세상의 숫자가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즉, 눈에 보이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기준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내 마음의 상태. 그 상태에 따라서 우리들의 행복은 보장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다면서 그런 일을 못하게 하겠다는 말을 하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세상의 기준으로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춘 자신의 생각으로 남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부심이 무척 강했을 거예요. 마귀를 쫓아내고, 죽어가는 사람도 말 한마디로 고치시며, 또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도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시는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예수님의 제자 아닌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는 그 사람이 꼴 보기 싫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자신들은 아직 제대로 된 기적 하나 일으킨 적이 없었거든요.

바로 이렇게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에 따라서 판단하다보니 예수님의 이름으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고발하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역시 그러한 것은 아닐까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역시 제자들처럼 교만에 빠져서 추한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을 판단하지 맙시다.




할머니의 믿음(리처드 용재 오닐, ‘공감’ 중에서)

바이올린을 시작한 지 얼만 안 됐을 때였다.

“네 연주처럼 형편없는 연주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아예 지금 그만두는 것이 어떻겠니?”

어린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그 나이 때는 어떤 아이라도 선생님의 이야기가 하느님의 말씀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꿈을 갖고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그 충격은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날, 나는 할머니가 운전하시는 차 뒷좌석에 엎드려 두 시간 내내 서럽게 울었다. 나는 흐느끼며 할머니에게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손으로 내 눈가를 훔치면서 말씀하셨다.

“리처드야. 너는 벌써 훌륭한 연주자야. 너는 매일 악보를 보면서 고민을 하잖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을 하고. 우리가 보기에는 좋은 연주인데 너는 늘 부족한 점을 찾아내서 연습을 하지. 나는 음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선생이 되어야 하는지는 알고 있단다. 그는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지를 알지 못해. 그런 사람이 음악을 제대로 알 리 없지. 그러니 그런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어. 내가 보기에 너는 매일 발전하고 있단다. 할머니를 믿고, 너를 믿어라.”

다행히 그때 나는 할머니의 말을 믿었다. 진심으로 나를 훌륭하다고 믿어 주셨기에 나는 그런 할머니의 믿음을 결코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믿어 주신 할머니 덕분에 나는 모든 일에 열성적으로 일하면서도 웃을 수 있는 법을 배웠다.
 
 
 전수연 - 달의 눈물
 
Susan Jacks - Ever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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