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강정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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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salva] 쪽지 캡슐

2013-02-27 ㅣ No.1931

강정에 다녀 왔습니다.



결사니 사수니 하며 죽음이 들어간 단어들을 사용해서 으시시할줄 알았는데 이제 열기는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현수막이 업데이트 된 것 외에는 사진으로 보던 모습과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제주에 갈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면 강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었는데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해군기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놀랄 만큼 격렬해졌습니다.
말 몇마디 한 후에는 목소리가 저절로 높아지고 욕이 튀어 나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나 외부인들에 대한 적개심과 반발심은 거의 전투적이었습니다.

정의니 평화니 하는 인생의 큰 가치를 독점하는 반대자들을 향한 울화통이 터진 것 같았습니다.

정의나 평화는 인류의 공동가치입니다.
반대하는 이들은 스스로 혼자 의로운 척 하면 안 됩니다.
그건 거짓이며 보편의 규범을 어기는 사고방식이며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이들만이 원하는 것은 정의나 평화가 아니고
반대하는 이들 자신의 욕심이며 편견이며 이기심의 발로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공사장의 출입구를 가로막고 앉은 모습도 여전했습니다.
지지는 말이나 글로만 이루어지는데 왜 반대는 저렇게 극렬한 양상을 띄울까 의아했습니다. 

저런게 어떻게 평화적인 시위입니까.
공사차량이 들어오면 몸으로 막겠다는 의사표시이니 불법폭력시위라고 불러야 맞습니다.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을 이어가면서 평화니 존중이니 말하는 것은 기만입니다.

딱하고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미사에도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만 미사는 없었고 세 분이 모여 앉아 로사리오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확성기에 대고 로사리오 기도를 바칠 이유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뜻이 다른 이들은 그 큰 소음을 참아야 할테니 얼마나 짜증나고 울화통이 터질까요.

게다가 떠벌리면 진실은 오히려 사라집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순정적인 열정으로 속삭여야 하늘에 상달되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강정은 뭔가 크게 왜곡되고 있습니다.
외부인들의 부풀리기로 사건 사고의 규모는 커졌지만 진실은 왜곡되고 있습니다.

미사도 기도도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지 세상에 바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뜻을 알리는 홍보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건 예언이 아닌 천박한 장사속이고 선전이니 신성 모독이 됩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말할 나위도 없이 순박하신 분들입니다.
그 순박하신 분들의 순박한 주장은 귀하지만 세상의 때 묻은 프로들의 부풀리기는 결국 망통입니다.

세상 일은 세상 일대로 망치고 마을은 마을대로 깨지는 것은 외부인들의 농간 때문입니다.
외부인들은 그게 누가 되든 차라리 거부했다면 하나는 살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라도 마을의 순수성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작은 마을  하나도 단합을 못하면서 나라는 개인적인 일들까지도 배려해주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 
마을 하나도 못 지키는 분들이 나라의 안녕과 세계 평화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넌센스입니까.

외부사람들을 물리십시오.
교회나 성당이나 절에서 온 사람들까지 다 물리쳐야 합니다.
그분들이 있을 곳은 강정이 아니라 교회, 성당, 사찰입니다.

자기 자리에서 신자들의 단합 하나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무능한 성직자들이
세상에 나와서 남의 동네 찾아와서 할 수 있는 일이 실패의 연장 외에 뭐가 있겠습니까.




 
Stop the rape of Gangjeong!

이런 표현도 악마적으로 타락한 어설픈 지식인의 허튼 수작입니다. 
강정을 강간하는 자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대한민국 정부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 사진 아래에 공공연히 저런 악마적 표현을 감행하는 이들을 뭐라 불러야 할까요?
악마의 특징은 바로 저런 거짓말이며 이중성이며 악의입니다.

자기가 사는 국가, 국민이 뽑은 정부, 자기보다 훨씬 바르고 착하고 똑똑한 많은 이들을 향해
저런 말을 내뱉는 사람의 정신이 온전할 리가 있겠습니까.

꼬이고 뒤틀린 악한 영혼의 소유자일 뿐이겠지요.

유채는 저런 악한 말에 영향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비되어 더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제주시에는 아직 오지 않은 봄이 강정에는 왔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기뻤는지 감동하는 마음으로 사진 찍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처음 전하는 벚꽃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정마을을 찾아온 봄이 주민들의 마음에도 몸에도 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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