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1월 29일 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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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숙 [lalee] 쪽지 캡슐

2013-01-30 ㅣ No.1861

함께 걷는 평화의 길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문앞을 지키던 지킴이들에게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날아오더니 법원에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서 국선 변호인을 선임합니다. 지킴이들 스스로 검찰에서 기소한 내용을 보면서 본인의 변론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 재판 전에 변호사를 만납니다. 그나마 강정을 알고 있거나 호의적인 변호사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참 어려운 길을 가야 합니다. 이번 재판에 기소된 내용은 미사시간 신부님들과 함께 공사차량을 막아서 업무 방해이며 손해배상도 함께 하라고 합니다.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가 삼성과 대림의 영업이익 앞에서는 법조문에 쓰여 있는 글자뿐인가 봅니다.

강정은 올레길 7코스입니다해군기지 건설사업이 없었다면 외돌괴에서 기이한 해안길을 따라 구럼비 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절경중의 절경입니다. 미사시간 함께 해주시는 올레꾼들 또 다른 연대의 희망을 안겨줍니다. 오늘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페이스북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유족이 없어 장례준비도 어렵다는 말에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를 통하여 몇 번은 함께 일을 했고 함께 막걸리 잔도 기울였던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에 참 힘든 하루 이었습니다. 멀리서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2013129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미사

이균태(부산교구) 문정현(전주교구) 김정욱, 김성환(예수회), 부산교구 정의평화 위원회,
올레꾼과 강정 지킴이와 주민

주례 강론 이균태

오늘 방금 우리가 들은 이 복음의 내용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예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졌을 때에 그의 가족들이 예수를 찾아가서 예수를 달래 보려고 했던 장면입니다. 신부가 되고 저도 시간이 나면 날 때마다 시간이 없으면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라도 이곳저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한 곳들을 찾아다닐 때 저의 가족들은 굳이 네가 그런 것 까지 찾아다닐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신부로 사는 것만으로도 네가 많은 걸 하고 있는데 굳이 왜 그러냐고?’ ‘찍힌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런 말들도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우리들의 주님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왜 그런 곳을 가는지 그곳에 다시 갈 수 밖에 없음을 가족들이 조금씩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그런 곳들을 갈때마다 가족들이 차비에 보태 쓰라고 만 원짜리 몇 개씩 집어 주기도 하고 또 때로는 기차 타러 갈 때나 비행기 타러 갈 때 공항까지 역까 바래다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안하다. 같이 못가서라고 말도 해 주십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아버지는 척추 측만 증을 앓으셨다가 2년전 대 수술을 받고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계십니다. 물론 2주 전쯤엔 그 요양병원에서 퇴원하셔서 조그마한 집에 계십니다. 저는 강정을 갈때나 서울에 올라갈때나 늘 아버지께 아버지 서울 갔다 옵니다. 제주 갔다 옵니다.”그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차비라도 있느냐고 비행기 값이라도 있느냐고 하면서 제 통장 계좌에다가 비행기 값이나 차비를 보내 주십니다. 당신도 돈도 별로 없으실 텐데 그럼에도 자식놈이 뭐라고 자식놈이 그래도 하느님일 하는 것 같이 느껴지셨나 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도와주십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신앙인이라는 것이 저런 모습이어야 한다! 최소한 저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신앙! 신앙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의 섭리에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 신앙은 우리들에게 대단한 용기와 겸손을 요구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하더라도 천년도 하루 같은 하느님의 지혜와 섭리에는 비교 될 수가 없죠. 믿음이라는 것 신앙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하루를 주심에 감사드리고 하루에 모든 일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굳은 의지로 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 처음처럼 시작하는 것. 그것이 믿는 다는 것 신앙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또 하루의 일과 속에서도 순간순간 하느님의 뜻대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인간적인 고집과 판단에 의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 것을 추구 하느라고 미친 짓을 하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 신앙인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존재 하신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 듯합니다. 하나는 하느님은 계시지만 그저 저 하늘 멀리에 계씨는 분이라고 여기고 자기의 경험과 자기의 지식과 자기의 판단 능력에만 의존해서 또 세상 돌아가는 소위 이치라고 하는 것들에 의존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일 겁니다. 때로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한때 신앙인이라고 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신앙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그저 하느님이 존재하신다는 것만 믿는 사람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 가장 구체적인 예를 우리는 이미 지난 1220일 목격했지 않습니까? 박근혜 율리안나를 통해서 말입니다.

다른 하나는 하느님은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따르겠다는 생각으로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께 의논하고 하느님의 섭리에 따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다른 한 가지 방식입니다.
전자의 삶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후자의 삶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신앙을 갈구하는 사람 삶의 참된 가치를 정의, 진리, 평화, 평등, 자유, 사랑, 생명, 인권, 참다운 민주주의 이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참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살아가면서 무엇이 잘 못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일보 후퇴라는 믿음으로 희망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하느님께 의탁하고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모든 일을 해 나갑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비록 졌다고 실망하고 땅을 치며 통곡하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사람! 그 사람은 참다운 신앙을 가진 사람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런 말씀을 우리들에게 하셨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로 오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안식을 주겠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우시오. 그러면 여러분이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 정이 말씀에는 아주 단순한 진리가 있습니다. 예수에게 우리가 왜 가는지에 대한 대답이 있다.

왜 예수에게 가겠습니까?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에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힘들어서 가고 서러워서 가고 괴로워서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나 그렇다고 해서 예수에게 가면 내 멍에가 없어지고 내 짐이 없어집니까? 예수에게 가더라도 별반 변한 것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생과 무거운 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삶의 멍에는 그대로입니다. 예수 믿는다고, 성당 다니고 영성체 한다고 내가 마셔야 할 고난의 잔이 치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더 나에게 많은 짐을 씌우는 것만 같다고 느껴 질 때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한 가지가 달라집니다진정으로 예수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고예수의 삶을 내 삶 안에서 실천하다보면, 나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저 진리를 깨닫고 나면 내 삶의 멍에는 그대로이나 그 멍에가 편해지고짐은 그대로이나 그 짐이 가벼워집니다.

이것이 신비이고 이것이 신앙이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편해서 편한 멍에가 아니라 가벼워서 가벼운 짐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 때문에, 그와 함께 하기 때문에편할 수 있고 가벼워 질 수 있음을 신앙이 우리들에게 가르쳐줍니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면 그리스도 예수에게 와서 안식을 얻는다하면서도 자꾸 힘겨움은 피하려고만 하게 되고, 고통은 제거되는 것만이 능사이고 불편은 해소되는 것만이 은총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 믿으면서도 불평은 끊이지를 않게 되는 겁니다.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됩니까? 아닙니다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뿐입니다. 산다는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의미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것에도 불구하고' <살아내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가장 필요한 일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그 '마음가짐'입니다.

예수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내가 기쁠 때에, 그분도 기뻐하고, 내가 슬플 때에 그분도 슬퍼하며 내가 눈물을 흘릴때 그분도 눈물을 흘리며, 내가 서러울 때에, 그분도 서러움에 땅을 치고 통곡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 이것이 산다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들을 살게끔 하는 힘이 됩니다오늘 복음은 우리들에게 함께 하는 연대가 서로를 형제이게끔 하고 자매이게끔 하고 서로를 어머니 아버지이게끔 한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줍니다.

누군가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알려주고그와 함께 살아 있다는 것을 실천하는 삶을 여기 강정의 사람들은 이미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걸음만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복음, 기쁜 소식이 되고 있습니다지금 이 자리에서 미사를 참여하고 있는 우리들 그리고 저 문 앞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이들 그들은 우리들 모두는 오늘 복음을 들을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 서로서로 자랑스러워합시다.  하느님의 아들을 형이요, 오빠요, 우리들의 아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 자랑스러워하면서 오늘 하루를 보냅시다. 아멘.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자
이웃에 대한 따뜻한 눈길을 간직하며

강정 생명평화 미사
월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 화요일 ~일요일 오전 11

강정의 평화를 위한 기도 매일 12시 부터 12시 30분 사이
강정의 평화를 위한 묵주기도와 강정아를 봉헌 합니다.
각자의 장소에서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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