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내가 제주해군기지 찬성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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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2-07-18 ㅣ No.1206

솔직히 말해서, 제주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옳고 그른 걸 떠나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주변 강대국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군사적으로 약소국이기도 하고,
또, 역사적으로도 많은 침략을 당하다 보니 그만큼 더 군사력에 대한 갈망이 있을 수 있지요.

그래서, 차라리 그런 쪽의 접근이라면, 그런 이유로 찬성을 한다면 이해는 갑니다.
저와 의견이 다를지언정 말입니다.

그러나, 그 점을 제외하고는 정말 이해못할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제가 만약 제주해군기지 찬성자라면 이럴 것 같습니다.

국가의 억지에 의해서(절차적으로 보면 분명히 억지 맞습니다. 편법 동원이고요.)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먼저 가질 것 같습니다.

그분들을 돈에 환장한 사람으로 매도하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으로 매도하지 않고,
종북세력이라 매도하지 않고...

그래서, 정부가 다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주민을 설득하고 잡음 없이 제주기지를 추진하길 바랄 것 같습니다.

또, 교회의 가르침을 알지만, 그를 실천하려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저 자신을 부끄러워할 것 같습니다.
분명히 교회의 가르침은 군비경쟁이 진정한 답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르침을 따라 제주교구에서 반대를 하고 있고요.

제가 찬성자라면, 그런 가르침을 알면서도 그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주장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것 같습니다.

그 가르침을 부정하지도 않고,
그 가르침을 따르는 신부님, 주교님들을 욕하지 않고,
나만의 궤변으로 그 가르침을 왜곡하려 하지 않고...

그래서, 제 약한 믿음을 강하게 해 달라 기도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보이는 대다수의 찬성하는 분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 그분들을,
그분들을 도우는 활동가들을,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성직자, 수도자들을,
비꼬고, 조롱하고, 매도하기 바쁘네요.

참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은 원수도 사랑하라 하셨는데, 저는 원수도 아닌, 그런 분들조차 사랑하기 힘드네요.
사랑은 커녕 미워하지 않기도 힘드네요.
제 믿음을 위해 먼저 기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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