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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일기 / 전 원 바르톨로메오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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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 일 기
전 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빗소리 들으면 내 안에 비가 내리고 바람소리 들으면 내 안에도 바람이 일어난다. 바닷가에 서면 내 안에 파도가 일렁이고 산 위에 서면 푸른 산자락이 내 안에 그리워진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 내 마음 창에도 별이 뜨고 달빛이 밝은 날은 내 마음 창가에 달이 떠 있다.
이 작은 몸뚱어리 하나에 이렇게 온 우주가 담겨 있으니 이 놀라운 존재의 기적 앞에 무엇을 더 말할 수 있겠는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겠는가.
하느님이 이렇게 내 안에 비와 바람을 주셨으니 비가 내리면 마음의 밭을 일구고 바람 불면 희망의 씨앗을 뿌리면 되지. 하느님 이렇게 내 마음 안에 낮과 밤을 주셨으니 수고로운 낮이면 쉼의 밤을 기다리면 되고 시름에 잠긴 밤이면 통터오는 새벽빛을 기다리면 되지.
하느님이 우주를 섭리하시듯 나를 섭리하시니 해처럼 달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그냥 내어 맡기고 살면 되지.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신이 나면 춤을 추고 외로우면 노래를 불러. 그것이 바로 대자연인 걸 그것이 바로 나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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