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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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기도란 버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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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estherlove] 쪽지 캡슐

2010-06-17 ㅣ No.56635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1주간 목요일 - 기도란 버티는 것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혼자만 밖에 나가 기도하시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기도하고 싶다고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제자들은 어쩌면 실망하였는지 모릅니다. 관상하는 법이나 적어도 말씀 묵상 법등의 구체적인 기도 법을 가르쳐주실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한 번 외우는 것이야 일 분도 안 걸립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가 아무리 좋은 기도라고 해도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반복해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기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많은 신자 분들이 묻습니다. 또 기도를 한다는 분들도 분심이 많이 들어서 그렇게 기도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도 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전에 설명해 드린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기도의 전반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아마 제자들이 예수님께 기도하는 법을 청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기도하는 법을 알고 싶어 합니다. 또 제가 하려는 대답도 주님의 기도처럼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기도에 우리가 바쳐야 하는 모든 내용이 들어있듯이 제가 대답하려는 내용에서도 작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저 기도를 왜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아야합니다.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기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어떤 성인은 기도는 ‘숨 쉬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 것처럼 기도를 하지 않는 신앙인은 죽은 신앙인이란 뜻입니다. 또한 숨을 쉬는 것처럼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이유는 너무 기초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도 30분가량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습니다. 더운데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가끔 운동을 할 때 재미가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일 아침 산에 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새벽잠이 없어서, 혹은 새벽 산이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처럼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몸이 약해지면 병에 걸리고 그것이 깊어지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듯이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를 하지 않으면 약해져서 병에 걸리게 됩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항상 우리 몸에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들어와서 감기에 걸린다기보다는 몸이 약해져서 그것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하여 감기에 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한 기도로 에너지를 충전하지 않으면 언제 죄에 떨어질지 모릅니다.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은 제자들이 잠만 자는 것을 보고 이렇게 꾸짖으십니다.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단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예수님은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할 때 무엇을 구체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그저 잠을 이기고 일정시간 동안 깨어있기를 권고하십니다.

기도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동안 버티는 것입니다. 버티되 예수님과 함께 버티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절로 에너지가 충전 됩니다. 짧은 시간 운동으로 나머지 시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처럼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성의 대가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놓고 십자가 밑에서 버틸 줄 아는 사람은 이미 높은 영성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영성은 기도 중에 이상한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분 곁에 꾸준하게 있을 줄 아는 사람이 더 높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도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이 있습니다. E = mc2 즉, 에너지 = 질량 ☓ 속도2 이란 뜻입니다. 기도는 사랑의 에너지를 줍니다. 즉, 에너지 = 기도의 시간 ☓ 집중2 입니다.

집중의 중요성이 더 큰데 오늘 ‘주님의 기도’에서처럼 그 기도를 입으로만 바친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처음부터 이 기도를 가르쳐주시지 않고 어느 수준이 되어서야 가르쳐 주신 것은 그 내용을 알고 바치기를, 즉 단 일분을 기도하더라도 집중해서 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도시간도 중요한데 아무리 화살기도의 효과도 크다고 하지만, 운동을 하는데도 밥을 먹는데도 기름을 넣는데도 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과 함께 단 1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느냐고 하셨습니다.

기도의 방법은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시간을 정해 놓고 버틸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주님께서 다 알려주실 것입니다.

 

<<짧은 묵상>>

사제가 되니 적지 않은 분들이 기도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물론 제일 걱정 되는 것은 기도해 드리겠다고 한 말이 부도수표 되지 않게 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나의 기도가 효력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반적으로는 제가 사제라서 그런지 제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들은 잘 안 들어주실지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는 잘 들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즉, 그 기도 안에 우리가 해야 할 모든 기도내용이 다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즉, 하느님은 ‘땅’에 계시지 않고 ‘하늘’에 계십니다. 우리 마음을 하늘처럼 깨끗이 하지 않으면 하느님은 우리 안에 사시지 않습니다.

“저희”, 즉, 아버지는 ‘모든 이’의 아버지가 아니라 마음을 하늘처럼 깨끗하게 만든 이들만의 아버지이기에 ‘우리’의 아버지인 것입니다.

“아버지”, 즉, 이 기도는 그리스도의 기도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만이 하느님의 독생자이고 그 분만이 그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지 않으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없고 ‘주님의 기도’를 바쳐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은총을 가장 많이 받는 방법은 당연히 그리스도의 정결한 신부가 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라고 하면서 자신의 영광을 위해 산다면 이 기도도 헛되이 바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자신을 낮추고 당신께 영광을 돌리는 이를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즉, 아버지의 나라는 성령을 통하여 누리는 기쁨과 평화이고, 그것이 곧 하느님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가 행복하기만을 원하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잊으면 그 분의 계명들은 사람을 구속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성모님께서는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또, 성자께서는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지금은 고통처럼 보일지라도 주님의 뜻이라면 그대로 이루어지라고 기도하는 것이 그 분이 우리에게 행복만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믿는 믿음의 고백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이는 밥을 먹지 않으면 결국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기도를 통하여 주님께서 힘을 주시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겸손입니다. 배고픈 사람이 당연히 밥을 찾는 것처럼, 겸손하다면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즉, 주님의 은총은 우리 자세에 달려있습니다. 내가 형제의 작은 죄를 용서하지 않으면서 나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한다면 기도는 하나마나입니다. 하느님은 자비이시기도 하지만 정의를 버리실 수 없는 분입니다.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즉,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벌써 교만입니다. 유혹에 아예 빠지지 않도록 죄지을 거리들을 멀리해야합니다.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죄인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주님께 구원을 청하지 않으면 구원 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제에게 무릎을 꿇고 죄를 고해할 수 있는 작은 겸손, 이것만 있으면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나의 마음을 깨끗이 가져 겸손한 마음으로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다면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청하여 얻었던 것을 우리도 똑같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구하면 얻으리라고 하시지만 그 이전에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는 삶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기도>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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