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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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sskk130] 쪽지 캡슐

2005-03-28 ㅣ No.16953


임 계신 다기에

 

글 이재복




임이 계신 다기에
의심도 저항도 없이
가고 또 왔건만
뜬 소문인가 잘못된 이정표 인가
임은 보이지 않고
시린 바람만 휘몰아 칩니다

임의 목소리 편협한
내 가슴에 녹슨 대못이 되어
뽑아도 뽑아 도 빠지지 않는
아픔으로 남겨지며
멈출 수 없는 여행자로
끝내 만날 수 없다해도
갈 수 밖에 없고 또 가렵니다

이 길이 임 가신 해골산
거친 고통의 길 이라면
한없이 기쁜 마음 일거고
내 삶의 길 이라면 절망과 좌절
그것뿐인 변할 수 없는
출발에서 앞만 보고 갑니다

내 가진 것 모두가 임의 것
도로 거두실 그날 까지 오직
임만을 따라 멈추지 못할
진정한 희망으로
끝없는 길 행려자 되어
사방 두리번 거리며 찾고 또 찾아
구도의 길 가렵니다

가는길 한편 들꽃 에게도
나무며 풀 한포기에 묻어있는
향기로운 임의 체취
그 은은함 따라
한발 한발 서두루지 않으며
쉼없이 가렵니다

수 천년 걸어간 길에서
임을 만났다는 그들의 발자국도 밟아 가며
아직도 거기 계실까
다시 그길에 오실까
작은 설레임으로 기웃 거리다
다시금 발자국 떼어 놓습니다

가는 것에 온통 얽매여
임의 형상 잊지는 않을까
임의 향기 잊지는 않을까
임의 말씀 듣지 못할까
두렵고 가슴 철렁해 지면
놀라고 어지러워 잠시 쉬었다가
추스려 일어나며
디시 걸어 갑니다

계절이 바뀌면 바뀐 계절에서
날씨가 바뀌면 바뀐 날씨에서
더 강한 임의 향기 따라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흐르는 물인듯이
그렇게 가렵니다
임께로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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