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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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이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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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3-01-14 ㅣ No.1788

한 쪽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대통합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제목에 올라오네요.
제가 아는 "대통합"과 그 분이 아는 "대통합"이 서로 다른 모양입니다.

최근 대선을 치루면서 "대통합"이라는 말이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 갈등이 심화되었다는 반증이겠지요.

대통합이란 이런 갈등을 해소하고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최종 목적은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지만,
그 과정인 "갈등의 해소"를 무시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대통합을 이룰 수 없지요.

남북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남북관계에서의 대통합이란 통일을 이루는 것이겠지요.
통일을 이루는 과정이 어떻게 되던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국가로만 만들면 그게 대통합으로의 통일을 이루는 것일까요?
정치 체제, 국가 기관의 통일만이 진정한 통일은 아닙니다.
구성원 서로 간의 갈등 해소 없이 그냥 강제적으로 하나의 나라를 이루게 되면
나라는 하나겠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여전할 것이고, 또 그것이 또다른 폐해를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진정한 대통합으로서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먼저 남북한 간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터 잘못된 부분에 대한 사과와 화해를 거쳐야 합니다.
그것이 원래는 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두 나라로 갈라진 안타까운 양쪽 국민들이 통합할 수 있는 길이겠지요.
그런 과거사에 대한 서로 간의 이해와 화해를 시작으로,
현 정치체제의 차이에 대한 서로의 이해,
장단점을 모색하여 모든 국민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는 통일의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누군가가 강압하여(예를 들어 UN이라던가, 미중 간의 협약 등으로) 강제적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지금의 지역 갈등, 계층 갈등에 덧붙여 또 다른 갈등만이 생길 뿐이지요.
이런 것을 대통합이라 하지는 않습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봅시다.
양국이 대통합을 하고 말고할 것은 없긴 하지만,
독도 문제에 대한 해결도 따지고 보면 뜻이 다른 양쪽이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니
어찌 보면 대통합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수십 년 동안 한일 양국은 독도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일본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에 이 안건을 가지고 가자라며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원래부터 우리 땅이고 지금도 우리 땅이므로 재판에 회부할 가치조차 없다며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적인 분위기는 그다지 우리에게 유리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등의 지도 서비스에서처럼
독도와 다케시마가 병기되거나 리앙쿠르암초 등의 중립명칭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요.

이걸 해소한답시고 UN이나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을 내려 하나로 정한다면 어떨까요?
한국땅이라 판결이 났을 때, 제가 일본인은 아니니 일본인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땅이라 판결이 난다면,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이것처럼 억울한 일이 없겠지요.

대통합이라는 것이 갈등의 해소와 함께 올바른 방법으로 진행이 된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 없이 강자의 논리대로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될 뿐입니다.
특히 그 강자가 국가라면 더욱 그 부작용은 커지겠지요.

대통합을 외친다고 다 선이 아닙니다.
말로만 하는 대통합은 하나의 가면일 수도, 또 다른 폭력일 수도 있습니다.

대통합은 찬성하고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대통합을 사칭한 왜곡과 폭력은 반대합니다.

P.S.1  대통합을 외치면서 상대의 주장을 왜곡하고 폄하하면서 대통합을 하자면 그게 무슨 대통합일까요.
           생각은 다를 지언정 눈은 똑바로 뜨고 이성은 차갑게 식힌 후 상대의 주장을 이해해야지요.

P.S.2 룰은 약자만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자도 지켜야합니다.
           심판의 역할을 겸한 강자라면 더욱 더 그러하고요.
           그런 강자일 수록 더욱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신뢰가 살아나고, 그래야 대통합이 가능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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