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왜 강정 안찾나" 비판..."박근혜 성공위해 강정문제 해결 절대적 의견 전해야" 주문

 지난 달 25일 출소 후 대한문 쌍용차 농성촌과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 노동자 장례식장 등 갈등과 아픔의 현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이 이번엔 해군기지 건설로 고통을 받고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았다. 

   
▲ 4일 강정마을을 찾은 정봉주 전 의원. 그는 해군기지에 관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강동균 마을회장의 설명을 듣고난 뒤 "왜 여기에 만드는 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의소리

정 전 의원은 4일 제주 4.3평화공원에 이어 오후 4시 강정을 찾아 주민 10여명과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정문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정 전 의원은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으로부터 입지선정 과정, 절차 상 결함, 예산안 부대 의견 등 해군기지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정말 답답하다”며 입을 뗐다. 정 전 의원은 “왜 하필 여기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며  “사전 조사를 졸속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날 마을주민들은 정 전 의원을 만나자 기다렸다는듯 “민주당을 믿었지만 제대로 해 낸 게 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 등 국회 활동에서도 소극적이었다”며 정 전 의원에게 민주통합당에 대한 질타를 쏟아냈다.

정 전 의원은 “제주지역에서 민주당 의원 세 명이 모두 3선인데 자기 지역구 문제라면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왜 이렇게 현장에 안 오는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비판이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강정을 방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벼랑 끝에 내몰린 곳이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비정규직 철탑농성이 진행중인 울산 현대자동차 그리고 강정”이라며 “문 후보는 이미 두 군데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고 현장도 찾았으니 이제 강정을 방문하라고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월요일 문 전 후보를 만나게 되는데, 문 후보가 여기에 올 수 있도록 반드시 얘기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고권일 위원장은 “문 후보가 와주는 것만으로도 강정 문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 제주의소리

 
특유의 입담도 과시했다. “거칠고 높은 파도를 정면으로 받기 때문에 늘 오탁방지막이 훼손되고, 태풍으로 케이슨이 훼손될 정도로 입지가 취약하다. 파도 때문에 공사가 곤란을 겪고 있다”는 강동균 마을회장의 설명에 “제주의 파도는 아마 좌파인가 보다”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정 전 의원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에게 조심스럽고 편하게 접근해,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한다면 외면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보수진영에서 트집이나 흠을 잡을 수 없게 ‘새 정부가 진심으로 성공하기 바란다’는 진정성을 보이면서 동시에 '새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정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갑갑한 싸움은 장기전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말 하면 서운하겠지만 지치면 진다, 누가 더 단단한지 겨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과 전국 각지에 강정을 응원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힘내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힘은 없지만, 사람들이 비를 맞을 때 함께 비를 맞을 수는 있다”며 앞으로 강정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쳤다.

강정 방문으로 제주 첫 날 일정을 마무리한 정 전 의원은 오는 5일 오후 6시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토크콘서트를 통해 제주도민을 만난다. 

   
▲ 강동균 마을회장,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