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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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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2-09-14 ㅣ No.7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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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요한 3장 13-17절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 져야 한다.”

 

<십자가의 인간>

 

 

    저희 수도회 창립자 돈보스코 성인에 대해 연구하면서 깜짝 놀란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가 가난하고 버림받은 청소년들의 아버지요 스승으로 저희 후배들에게 보여준 표정은 언제나 청소년들 사이에서 활짝 웃으며 청소년들과 같이 뛰어노는 행복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행복한 얼굴 이면에 엄청난 고통과 십자가, 순교자적 희생이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정말이지 큰 충격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돈보스코 전기를 다 읽고 난 후 저는 돈보스코 성인에 대해서 확신 갖고 이렇게 정의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백색 순교자 돈보스코’, ‘십자가의 인간 돈보스코’

 

    돈보스코가 한 평생 지고 갔던 십자가는 참으로 다양했고, 그 무게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십자가는 집요하게도 돈보스코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두 살 때부터 아버지를 여의는 큰 십자가를 짊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뒤 계속된 극도의 가난, 그로 인한 성소 여정의 난관들...

 

    뿐만 아닙니다. 사제가 되고 난 후 그가 의욕적으로 펼쳐나가기 시작한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사업은 큰 걸림돌을 만나게 됩니다. 시 당국자들뿐만 아니라 교육부 장관, 심지어 소속 교구 주교님과 동료 사제들조차 돈보스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를 ‘미친 사람’ 취급했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돈보스코는 수백 명의 가난한 청소년들이 기숙했던 오라토리오의 운영을 위해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며 매일같이 내일 아이들의 아침꺼리를 걱정해야 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모든 사도직을 완수한 돈보스코, 사도 바오로 처럼 달릴 곳을 다 달린 돈보스코는 만년에 이르러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그가 지고 갔던 십자가가 얼마나 무거웠으면 이런 고백이 나왔을까,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맡겨주신 과업이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가요? 십자가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던가요? 그 길을 다시 걸어야 한다면 솔직히 제가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놀라운 사실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언제나 아이들과 뛰어놀고 아이들 사이에 굳건히 서계셨던 돈보스코였기에 그의 건강 상태는 늘 양호했고, 그의 체력은 강철체력이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 돈보스코는 ‘종합병원’이었습니다.

 

    돈보스코는 젊은 사제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각혈했습니다. 폐가 안좋았나 봅니다. 서품 2년차부터 눈병을 앓기 시작해서 결국 나중에 오른쪽 눈이 실명되었습니다. 서품 5년차부터 심한 다리 부종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심한 두통과 치통에 시달렸고,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으면 불면증, 만성 소화불량, 가슴통증을 앓았습니다. 종창과 포진으로 고생했으며, 생애 마지막 15년간 주기적인 발열로 힘겨워했습니다. 한 프랑스 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돈보스코의 몸은 ‘수선 불가능한 코트’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보스코는 불평 한 마디 없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처럼 열심히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하루 서너 시간씩 빠짐없이 고백성사를 집전했으며, 수시로 장거리 사목방문을 다녔습니다. 매일 밤늦도록 교회와 수도회를 위한 집필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자신의 병세에 대해 의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참된 영성생활의 진위여부는 이것입니다. ‘한 인간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인생의 힘든 경험, 즉 삶의 십자가 앞에 어떻게 처신하는가?’

 

    돈보스코는 자신에게 다가온 숱한 십자가, 끔찍할정도로 무거운 십자가를 기쁘게 짊어졌습니다. 단 한번도 거기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고 의연하고 당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 축일에 십자가의 인간 돈보스코의 인생을 한번 묵상해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이겠습니다.

 

    십자가 앞에 설 때 마다 스스로에게 후배 살레시안들에게 외친 돈보스코의 음성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십자가 앞에 절대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는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좋으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십니다."

 

     “큰 십자가가 다가온다 하더라도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괜찮습니다. 내일이면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것입니다."

 


    어부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 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인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지만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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