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스크랩 인쇄

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2-09-24 ㅣ No.75736

?

9월 24일 연중 제25주간 월요일-루카 8장 16-18절


 

“정녕 자닌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사랑만이>

 

 

    인간이란 존재, 참으로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인간이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지,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한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 얼마나 사랑으로 충만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랑밖에 모르셨던, 그래서 사랑의 투사였던 마더 데레사 수녀님을 생각해보십시오. 보통 사람들 나이가 들고 늙어가고 임종이 다가오면서 마른 나뭇가지처럼, 재처럼 연기처럼 존재 자체가 위축되고 점차 소멸되는 것이 보통인데, 그녀는 늙어갈수록 그 삶이 더욱 빛났습니다. 세상을 고루 그리고 널리 비추는 환한 등불처럼 그렇게 살아갔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 말 할 수 없이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 끼아라 루빅, 하느님이 얼마나 자상하고 넉넉하고 관대한 분인지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가신 김수환 추기경님, 풍요로운 하느님 나라의 실체를 모두에게 보여주고 가신 선우 경식 요셉 원장님, 하느님은 ‘정말’ 사랑임을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준 이태석 신부님...

 

    그분들은 한결같이 우리 모두에게 한 인간이 얼마나 큰 별이 될 수 있는지, 한 인간이 얼마나 사랑으로 충만할 수 있는지를 우리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가셨습니다.

 

    삶 자체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빛이요 희망이요 기쁨이었던 그분들의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분들의 내면이 사랑, 특히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분들 내면의 탱크가 오직 사랑으로 충만했기에, 그래서 밖으로 흘러넘쳤기에, 그 흘러넘치는 사랑이 환한 빛으로 승화되지 않았을까요?

 

    사랑이 지닌 한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랑은 점점 더 커져간다는 것, 점점 더 멀리 퍼져간다는 것, 나를 사랑으로 채우면 채울수록 나는 더 사랑스런 존재, 더 빛나는 존재로 탈바꿈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사랑을 키워가고자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 역시 함께 커져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 내면이 메말라지면서 사랑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삶이 얼마나 쪼그라들고 척박해지고 무의미해지는지 모릅니다. 식을 대로 식어빠진 우리들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피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분, 그래서 오직 사랑으로 활활 불타오르신 분, 사랑의 불쏘시개가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대체 무엇으로 살며 무엇을 먹고 살겠습니까? 바로 사랑이겠지요. 우리는 서로 사랑을 주고받을 때, 이웃에게서 오는 사랑을 체험하고 자신의 사랑을 내줄 때, 비로소 삶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사랑 없는 삶은 견디기 힘든 지옥과도 같습니다. 사랑 없이는 충만한 삶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사랑 없는 삶은 차갑고 공허할 뿐입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듭니다. 사랑만이 우리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본질적인 힘입니다. 사랑만이 침울하던 내 일상을 환하게 바꿔놓습니다.

 

    사랑은 기적을 불러오는데,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은 우선 자기 자신을 극진한 사랑으로 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방에 있는 한 송이 꽃에도 사랑의 마음으로 대합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강아지도 사랑으로 어루만져주며 주변 경치에도 따뜻한 사랑의 시선을 보냅니다. 매일 만나는 주변 사람들을 부드럽고 관대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미 죽었습니다. 사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죽음에서도 일어나며,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쉴 수 있습니다(로베르트 발저)

 

    많은 사람들이 불행하게도 사랑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어쩔 수 없이 그저 밀려가는 사람들, 다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데, 더 이상 무너질 곳도 없는데, 굵은 빗줄기를 하염없이 맞고 있는 사람들이 오늘 우리 사랑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닌 사랑이 더 큰 사랑, 더 강렬한 사랑으로 변화되어 우선 나를 극진히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하며, 그 모든 사랑이 하느님 큰 사랑의 물줄기에 합해지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909 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