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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이왕이면 대어(大魚)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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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4-07-28 ㅣ No.9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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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이왕이면 대어(大魚)가 됩시다!


 

밤늦은 시간 고깃배 한척이 환하게 불을 밝혀놓고 잡은 물고기들을 분류하는 광경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전문직 어부들은 고기잡이를 나갈 때 대상 종목을 한 종목으로 국한시킨다고 하더군요. 우럭이면 우럭, 광어면 광어, 오징어면 오징어, 한 어종만 집중해서 잡는 다는 것입니다.

 

마침 이날 어종은 광어였습니다. 한 사람이 큰 뜰채를 이용해 배 밑 수족관에서 솥뚜껑만한 광어들을 갑판위로 끌어올립니다. 이어서 다른 사람은 광어를 크기별로 척척 분류해서 큰 바구니에 담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바구니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달고서는 육지에 대기해있는 운반차량에 신속히 싣습니다.

 

그날 잡은 고기들은 거의 대부분 광어였습니다. 그러나 가끔씩 다른 어종들이 올라왔습니다. 우럭이나 농어, 참돔이나 놀래미들이 눈에 띄었는데, 어부들은 그 녀석들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 흥미 없다는 듯, 재수 없다는 듯 배 한구석으로 집어던지는데, 녀석들은 거기서 아등바등 대며 몸부림을 쳐대지만 눈길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의 비유 말씀과 너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 섬뜩할 정도였습니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어부들로부터 전혀 환영받지 못하며 아무렇게나 던져지는 잡어들을 바라보며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어부 마음에 드는 큰 광어가 되어야겠다. 예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드는 대어로 성장해야겠다.” 하는 결심 말입니다.

 

우리 인간이란 존재 어떻게 보면 한없이 나약하고 한심한 존재가 분명합니다. 머리칼보다 많은 죄, 상처와 결핍 투성이의 존재가 맞습니다. 그러나 마냥 거기에 머물러 살라는 법은 없습니다.

 

인간이 대단하고 위대한 이유는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면 엄청난 성장이 가능한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부단한 성장 끝에 제2의 예수 그리스도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살아가신 성인(聖人)들께서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삶을 통해 똑똑히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인간 프란치스코 성인은 제2의 예수 그리스도라고까지 불리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역시 한없이 부족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하느님 마음에 쏙 드는 1미터짜리 대광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손톱만한 피라미가 아니라 깜짝 놀랄 정도로 큰 대어로 성장해야겠습니다. 그런 희망과 기대를 가슴에 품고 이 한 주간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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