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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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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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04 ㅣ No.111834

순례의 여정 중에 세례를 청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복음화 학교를 열심히 다니시는 분이시고,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던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자매님께서는 가브리엘라라는 세례명으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함께 순례를 하신 모든 분들이 축하해 주었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성체를 모시고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주님을 모신다는 것이 금은보화를 얻는 것보다 더 큰 기쁨임을 아셨답니다. 순례를 다녀온 다음 날 수락산 성당으로 강의를 갔습니다. 순례의 피곤함이 있었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많은 분들이 기도 부탁을 하였습니다. 어떤 분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셨고, 어떤 분은 두통이 있다고 하셨고, 어떤 분은 가슴이 떨린다고 하셨습니다. 비록 제게 큰 권능은 없지만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해 드렸습니다.

 

신앙은 갈망이라는 씨앗이 있어야 싹이 트고 열매를 맺는 것 같습니다. 희망이라는 바람이 불어야 하느님께로 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 먼 소경이 그랬고, 중풍병자가 그랬고, 십자가 위에 있던 죄인이 그랬고,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 사도가 그랬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의 글을 읽던 에티오피아의 여왕 칸다케의 내시도 그랬습니다. 갈망이 없다면, 희망이 없다면 신앙은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처럼 자라지 못하고 메마르게 될 것입니다.

 

어제 내린 비로 오늘 옷을 적시지 말고, 내일 내릴 비 때문에 오늘 우산을 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어제 내린 비로 오늘 옷을 적시는 일은 없습니다. 내일 내릴 비를 생각해서 오늘 우산을 펴는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과거의 일들 때문에 오늘 기뻐야 할 나의 삶이 우울하기도 합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 때문에 오늘 내가 근심과 걱정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요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은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오지도 않은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충실한 삶이 과거가 되는 것이고, 지금의 행복한 삶이 미래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시간과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원한 삶은 신앙 안에서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물리학적인 시간, 생물학적인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러나 순간을 말씀 안에서 충실하게 사는 사람은 신앙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끝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그 끝은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바로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나 감사하십시오. 매일 기도하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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