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4-19 ㅣ No.119824

이번 피정은 침묵 피정이었습니다. 지도신부님께서는 한 가지만 예외를 두었습니다. 식후에 산보를 하면서 신부님들과 대화는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피정에는 사목의 일선에서는 떠난 원로사목자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저는 원로사목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분들의 열정과 그분들의 교회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주 목요일이면 함께 사는 보좌신부님들과 그 주일의 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보좌신부님들이 어려워 할 때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서 매일 출근을 하고, 늦게까지 일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주일에 한 시간 미사의 강론을 준비하는데 이 정도의 시간은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사제는 일상의 삶에 지친 교우들을 위해서 생명의 양식이 되는 강론을 성실히 준비해야 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의욕을 가진 신부님들에게는 아낌없는 지원을 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계획과 의욕이 없는 신부님들을 볼 때면 안타까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사람들을 질책하셨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과 그분 옆구리에 있는 상처를 보아야만 믿겠다고 한 토마 사도는 열정이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토마 사도를 위해서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넘어진 사람은 일으켜 세워 주십니다. 그러나 넘어질 것을 걱정하여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은총을 주실 수 없습니다.

 

사람의 뇌는 아날로그로 진화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디지털화된 컴퓨터와 스마트 폰에 익숙하면 우리의 뇌는 그것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합니다. 책을 가까이 한 사람과 컴퓨터를 가까이 한 사람은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저도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것들은, 제가 손으로 적은 것들은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해서 검색한 정보는 곧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사제는 책을 가까이 하고, 성경을 읽고, 신문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고, 시대의 징표에 맞는 사목적인 진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복음화 학교에서 승합차를 한 대 더 마련하였습니다. 저는 안전한 운행이 될 수 있도록,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차를 축성하였습니다. 복음화 학교가 청주에 두 곳, 왕십리 성당, 천진암 성지에 개설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대의 승합차로는 봉사자들이 다닐 수 없었기에 복음을 전하는 승합차를 마련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주시고, 은인을 보내 주시는 것을 봅니다. 청주까지 가는 길에 찬양과 기도를 하는 봉사자들이 있기에 복음화 학교는 주님의 사랑을 충만히 받을 것이라 믿습니다.

 

요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은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는, 오지도 않은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충실한 삶이 과거가 되는 것이고, 지금의 행복한 삶이 미래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시간과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원한 삶은 신앙 안에서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 것입니다. 물리학적인 시간, 생물학적인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러나 순간을 말씀 안에서 충실하게 사는 사람은 신앙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끝은 우리의 몫이 아닙니다. 그 끝은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바로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나 감사하십시오. 매일 기도하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작은 물방울도 시간만 있으면 큰 바위에 구멍을 내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열정을 가지고 길을 찾으면 주님께서는 능히 지혜를 주시고,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에 있는 산입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오르지 않고

산만 높다고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6,024 1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