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준 낮다’ 발언 누가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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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cosma] 쪽지 캡슐

2007-09-12 ㅣ No.3750

‘주민 수준 낮다’ 발언 누가 했나?

'납골당' 갈등, 이번엔 진실 공방
정봉주 의원 “추기경이 내게 ‘주민 계몽하라’고 훈계”
천주교선 녹취록 공개 “정 의원, 먼저 말해놓고 왜곡”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입력 : 2007.09.11 00:00 

  • 천주교 태릉성당의 납골당 설치문제로 주민들과 천주교측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구(서울 노원갑) 국회의원인 정봉주 의원(대통합민주신당)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이에 ‘주민의 민도(民度)’ 발언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  
  • 정 의원은 지난 7일자로 배포한 ‘의정보고서’에서 8월 17일 정진석 추기경과의 면담내용을 소개했다. “추기경이 ‘공릉동 주민의 수준이 낮아 그런 것(납골당을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이면 나라의 지도자인데 수준 낮은 주민을 계몽할 생각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역정을 내며 나를 훈계하더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천주교 서울대교구측은 8일 오후 정 의원 홈페이지에 반박문을 게재하고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는 정 의원이 먼저 한 것으로, 면담 내용이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반발했다. 
    서울대교구는 이와 함께 정 의원의 사과와 의정보고서 중 기사 수정에 관한
    ▲ 정봉주 의원                   
    내용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교구가 제시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추기경이 “그런데 왜 (납골당이) 혐오시설이에요?”라고 묻자 
    정 의원“그 인식이요, 지역주민들이 아직까지 우리 문화수준이나 민도가 거기까지 못 미치고 있는 현실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정 추기경은 이에 “못 미친다고 그러셨어요?”라고 되묻고 정 의원이 “예”라고 답하자 추기경은 “그럼 미치게 해야죠”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서울대교구는 “정 의원 요청으로 서울대교구청에서 이뤄진 면담엔 정 의원 보좌관,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곽성민 신부,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가 배석했으며 녹취 자료 전부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태릉성당 납골당 문제가 처음 불거진 건 2005년, 태릉성당이 건물 지하 2층에 납골당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부터다. 공릉동 주민들은 “학교(공릉중)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성당에 납골당이 설치되면 아이들 교육 환경이 악화된다”며 반발해왔다.

    이에 노원구는 납골당 설치 요청을 반려했고, 소송을 제기한 성당은 소송에서 이겨 납골당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 의원 주도로, 학교주변 정화구역 내 설치 심의대상으로 납골당을 추가시키는 ‘학교 보건법 개정안’이 올해 통과되자 노원구는 7월에 다시 성당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공사를 95% 완료한 태릉성당은 곧바로 다시 법원에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서울대교구청의 한 신부는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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