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은 국가에 맡기고 논현동에 성당이나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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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찬 [bcjin] 쪽지 캡슐

2008-07-04 ㅣ No.5742

저는 최근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논현지구로 이사 온 신자입니다.

논현지구는 10년 전부터 계획되고 진행된 택지지구로

거주인구가 총 4만을 넘을 정도로 대단위 주거지역입니다.

이사 오기 전부터 교구에 접속해서 성당을 찾았더니

논현성당 자료에는 달랑 전화번호 하나만 있었습니다.

이사를 한 후 전화를 드리니 근처의 고잔성당의 전화번호였습니다.

인터넷의 지식검색 등에는 논현동에 성당이 있느냐는 질문이 올라와있고

근처의 고잔동이나 남촌동으로 가야한다는 신자들의 답변이 있습니다.

결국 논현동에는 성당이 없는 것이고

논현성당 자료에 있는 전화번호는 논현동성당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 가슴이 좀 먹먹했습니다.

논현동에는 이미 엄청난 수의 개신교 교회가 세워져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큰 교회도 있습니다.

종교에 경제이론을 적용하기 좀 뭐하지만 수요를 예측한 공급입니다.

한 명의 신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논현동의 천주교 신자들은 주말이면 차를 타고

먼 곳에 있는 다른 동네의 성당으로 뿔뿔이 흩어집니다.

그냥 가고 싶은 아무 성당이나 찾아가는 것입니다.

어디 성당을 다니라는 안내도 없고 어떻게 하라는 지침도 없이 말입니다.


교회는 일반 신자들이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도록

최소한의 배려는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많이 섭섭했습니다.

개신교 교회와 달리 아무리 천주교 신자가 잡아 놓은 고기나 마찬가지라

할지라도 밥은 주어야 굶지 않는 법입니다.

교회 자신의 배가 부르니 일반 신자들이 굷주리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교구에 안내문 하나 올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최근 광우병 시국미사나 단식 투쟁을 하면서 언론에 얼굴 내미는 열정이 있다면

저처럼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안내문 한 장 올리는 열정도 있어야 합니다.

동네 일에 앞장서서 해결사 노릇하는 부녀회장을 엄마로 둔 자식들이

정작 자기 집에서는 밥이 없어 굶고 있는 형국입니다.


오늘도 아파트 입구에는 또 현관문에는 교회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환하게 웃는 목사님들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아마 성당 관계자들은 사목방식의 다르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실 것입니다.

그러나 전 좀 솔직히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개신교가 3~년 전에 이미 교회를 완공할 동안에

우리 천주교는 부지라도 확보해 놓았는지 말입니다.

애비 없어 오갈 때 모르는 고아의 처지와 같아 눈물이 납니다.

언제까지 신자들의 신앙심에 의존하실 생각인지 답답합니다.

언제까지 교구에서 선을 긋는 데로 성당을 찾아가는 멍청한

신자들로 남겨 두실런지 답답합니다.


이렇게 넋두리 비슷하게 글을 쓴 이유를 이제야 밝힙니다.

밑에 “시국미사 이후 예비자 급증 예상”이란 글을 읽고 어처구니가 없어서였습니다.

그 분께서도 나름 근거가 있어서 그런 글을 쓰셨겠지만

제 주변의 입을 다물고 있는 많은 신자들은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대부분 보수주의자에 가깝습니다.

나라가 어지러운데 굳이 신부님들까지 들어가 흔들어야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시각이 맞는지는 성당에 나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바로 압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이 일반 서민들의 가슴에

못질을 하고 있다는 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록 평화적이라고는 해도 일반 신자들이 얼마나 비판적인지

알고나 계신지 생각하면 그것도 정말 답답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한마디 적어 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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